(베스트 일레븐=신문로)
4선 도전을 선언한 정몽규 회장이 이번 도전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하며, '소통'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오후 2시 포니정재단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회장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는 지난 12년간 많은 분들과 같이 고민하여 대한민국 축구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들었다"라며 4선 도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비리 축구인 사면 추진,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등으로 여론이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이지만, 정 회장은 개혁을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특히 '소통'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반성한 부분이 있다. 기업인이기 때문에 그동안 소통보다는 효율을 강조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것이 패착 아니었나 생각한다"라던 정 회장은 "내가 만약 차기 협회장으로 당선이 되면, 협회 내부 뿐 아니라 선수들, 그리고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시는 지도자 분들과 소통을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라며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적극 소통하겠단 뜻을 전했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의 기자회견 전문>
- 최근 여러 논란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몇 가지 지적을 했다. 직무정지 처분도 내려졌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지난 1년, 특히 최근 몇 개월간 협회 운영에 있어 미진한 부분이 있어서 많은 질책을 받았다.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시스템의 문제인지, 저 개인적 문제인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나를 향한 질책은 수용할 수 있지만, 경기장에서 감독 및 선수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당히 안타까웠다. 여러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돌아보는 시간을 갖데 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 세 번째 임기를 마치는 시점인데, 그간의 임기에 대한 평가해 달라.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천안축구센터가 내년 중으로 완공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디비전 시스템에 있어서도 아직 완성됐다고 할 수는 없다. 많은 분들이 (제가 당선되지 않으면) 천안축구센터와 디비전 시스템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으니, 완성을 시키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가 아니냐는 의견을 줬다. 개인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그래서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 팬들은 정 회장의 4선 도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주변의 축구 관계자들은 계속 마무리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 가족 또는 가까운 분들은 사업을 하는 상황에서 정부 지침에 반해서 계속할 수가 있는지, 그러다 보면 사업에 지장이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팬들께서 걱정해주시는 부분, 그리고 우려하시는 부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 예산 삭감 등 문체부에 가할 수 있는 향후 제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재 여러 기부금은 협회가 문체부와 상의해 운용을 한다. 상의를 해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체부를 잘 설득할 것이다. 또, 문체부가 조치를 취한 배경에 오해가 조금 있는 것 같다. 우선, 월드컵 분담금을 왜 선수들에게 다 주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어느 나라든 30% 정도, 최대 45% 정도를 선수들에게 지급한다. 나머지 30%는 월드컵에 참가하며 사용한 경비로 충당을 하며, 또 나머지 25~30%는 유소년 축구 등 축구 발전을 위해 쓰인다. 이에 대해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또, 아시안 컵 유치와 관해서도 약간의 오해가 있거나, 우리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시안컵 유치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굉장히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AFC에 재정적 기여를 얼마나 하겠느냐 했을 때, 300억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했었다. 굉장히 큰돈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아시안 컵 유치를 했을 때, 6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합쳐서 총 1,800억 원이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에 AFC 입장에선 이들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협회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고 인식되는 게 아쉽다. 이런 부분이 문체부 감사와도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 천안축구센터와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언급했다. 이것들을 정몽규가 꼭 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 모든 일에 '누구만 해야 한다'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우리가 1,700억 정도를 투자해야 하는데, 앞으로 1,000억 정도를 더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다. 천안시에선 2,000억 이상 투자했고, 상당히 완성돼있다. 자금적으로 잘 준비돼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계권 협상도 잘 마쳤다. 충분한 재원이 있다. 은행에서도 충분한 믿음이 없으면 돈을 빌려줄 리가 없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부분이다. 제가 한다면 문체부에도 잘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문체부가 지적한 부분은 '협회 사무실이 있는 게 안된다'는 것인데, 경기장 내 사무실을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강의실로 바꾸거나, 숙소 동으로 옮기는 등 함께 협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 부분에선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디비전 시스템도 2부와 3부를 연결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 과정을 꾸준히 설득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비전 시스템을 완성하고 싶단 생각이 크다.
- 4선 도전이 마지막 협회장 도전인지?
제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이 된다면, 마지막이 될 거다. 마지막 임기 동안에 다음 축구협회장을 맡을 후보 인재들을 많이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선 이후 더 이어갈 가능성은 없다.
- 정부와의 오해가 감사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1, 2년 사이의 사면 논란과 감독 선임 과정 등이 오히려 크게 작용했다. 일반 대중과 시선이 다른데?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에서 인물을 추천하고, 이사회 통해 선임했다. 그런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 전강위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지, 과정을 발표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있어 미진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AFC 컨퍼런스를 한국에서 개최했는데, 감독 선임과 관련해 언론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모니터링하고 있어 잘 알고 있고, 잘 설명드렸다. 많은 관계자들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단 반응이었다. 인사 문제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 것이지, 과정이 중계된다는 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많은 질책과 갈등, 비난을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한다.
- 협회 업무 프로세스 과정에서 절차가 지켜지지 않고, 정 회장과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업무 프로세스나 규정에 대해선 지금까지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매년 받았다. 사면이 있었던 해만 빼놓고는 항상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올해 처음으로 문체부 감사를 받게 됐는데, 지금까지 우리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번 문체부 감사에서 지적했듯이 규정을 빠르게 개선하지 않고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지 않겠나 생각한다. 다들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
- 출마 과정에서 협회 내부에서도 비판이 많았는데?
미비한 점이나 잘못한 부분이 있어서 지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반성한 부분이 있다. 기업인이기 때문에 그동안 소통보다는 효율을 강조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것이 패착 아니었나 생각한다. 내가 만약 차기 협회장으로 당선이 되면, 협회 내부 뿐 아니라 선수들, 그리고 어려운 곳에서 고생하시는 지도자 분들과 소통을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
- 축구인들 조차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화합, 봉합이 어려울 정도로 쪼개져있다. 축구인들이 행정을 꺼리는 상황이기도 한데?
원래 투표를 하게 되면 이 편 저 편으로 나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마친 후에는 두 동강, 세 동강 난 부분을 어떻게 화합하느냐가 중요하다. 경기 인들이 행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 부분을 잘 설득하는 것이 앞으로 축구협회를 잘 이끌어가기 위한 성공의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출마 의사를 밝힌 다른 후보들이 정 회장에 대한 비판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
항상 선거 과정에선 비판이 나온다. 일리 있는 이야기도 있을 거다. 허정무 전 감독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초로 원정 16강을 이룬 훌륭한 감독이며, 신문선 교수도 해설위원으로서 열정적인 분이다. 직접 겪어보진 않아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비판에 대해 열심히 듣고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생각인가?
여러 방법이 있을 거다. 출마 선언문에 말했듯 거버넌스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문제됐던 배드민턴협회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생활 체육에서 대표가 선출돼 엘리트와 갈등이 있었다. 12년 전에는 협회의 지배 구조는 16개 시도와 연맹 등 24개로 구성돼 있었다. 그때는 프로 구단이 1표밖에 없었는데, 구조가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3~40%를 대표한다. 선거인단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팬들이나 팬들에 민감한 후원사 등도 이해관계자로 포함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협회가 국민 의견을 어떻게 더 잘 반영하느냐는 지배 구조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변화를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 이번에 당선될 경우,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여러 스타들이 협회에서 같이 회의하고 고민을 했었다.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후보군도 축구 감독 경험 뿐 아니라, 행정적 경험이 있어야 한다. 현재 일본 축구협회장은 사무총장을 경험하는 등 행정 이해도를 높인 상태에서 회장직을 맡았다. 이처럼 많은 축구인이 행정에 참여하고, 행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길 바란다.
- 당선 시 정부와 갈등이 우려된다. 문체부는 중징계 경감 계획이 없으며, 당선이 되더라도 인준 거부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천안축구센터 과징금 등도 물릴 수 있는 상황인데, 이런 난관에 대한 해법은?
천안축구센터에 3,000억 원을 투자하는데, 50억 원 정도의 과징금을 받았다. 제가 미워서 그러는 걸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의명분이 되면 충분히 이해시키면 된다. '축구센터에 사무실을 만든다'는 건데, 그럼 하지 않으면 된다. 명분이 없지 않나 생각이 든다. 앞으로 잘 설득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보조금 지급 중단 이야기도 나왔는데, 지난해 보조금 비율이 16~17% 정도였다. 유소년과 여자 축구 등 특정 사업에 반영됐는데, 보조금이 줄면 그런 분야에 영향을 받게 될까 걱정이 된다. 이유 없이 보조금을 삭감할 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 허정무 후보는 천안축구센터와 파주의 '투 트랙' 사용을 강조했는데?
파주 NFC는 임대 기간이 끝났다. 건물도 새로운 투자를 해야 할 시간이 도래했다. 잔디도 재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것은 월세 집에 무언가를 설치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자신의 집에 설치하는 게 맞지 않나.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집이 두 군데 있으면 이중으로 관리비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효용성 측면에선 여러 개를 사용하면 좋겠으나, 재정적 부분을 잘 모르고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싶다.
- 다른 후보들과 공개 토론 의사는 있나?
다른 후보들의 공약이 나오면 얼마든지 공개 토론에 응할 생각이 있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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