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울산 김판곤 감독, “내용도 결과도 실망... 팬들께 죄송”

입력
2024.09.18 20:36
수정
2024.09.18 20:36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울산 HD가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졌다.

울산은 18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가와사키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서 0-1로 패했다. 김판곤 감독은 ACLE 데뷔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 봤다.

이날 울산은 주민규가 중앙 공격수로 나섰고, 김민우와 김민준이 좌우 날개에 배치됐다. 이규성, 정우영, 마테우스가 중원을 구축했다. 수비는 이명재-김영권-황석호-윤일록,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국가대표 5인방 주민규, 정우영, 이명재, 김영권, 조현우가 모두 선발로 출격했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았고, 잔 실수도 많았다. 전반 17분 코바야시와 31분 야스토의 결정적인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공격에서는 경기 초반 김민준의 중거리 슈팅과 문전 헤더 외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답답한 전반이었다.

지배하며 주도하지 못한 울산은 후반 들어 아타루, 루빅손, 아라비제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후반 9분 가와사키 마르시뉴의 솔로 플레이에 당했다. 페널티박스 라인에서 감아 찬 슈팅을 못 막았다. 일격을 당한 울산은 후반 16분 고승범, 30분 야고로 승부수를 던졌다. 안 풀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타루가 후반 35분 왼쪽 다리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붕대를 감고 경기장에 들어왔지만, 정상적인 플레이를 소화할 수 없었다. 추가시간 야고의 강력한 슈팅은 수문장 정성룡에게 막혔다. 맹공에도 득점이 불발됐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판곤 감독은 “명절임에도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아주셨다. 내용도 결과도 실망스럽다. 감독으로서 송구하게 생각한다. 전반에 우리 마음대로 잘 안 됐다. 후반에 무게를 두고 하려고 했는데, 실점 장면이 좋지 않았다. 이후에 반전을 모색했다. 선수들이 노력했지만, 잘 안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근 K리그1에서 선두 탈환에 성공하며 3연속 우승의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울산이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5년 만에 정상 탈환을 선포했는데, 출발이 좋지 않다.

김판곤 감독은 “이 무대에 나서는 건 울산보다 K리그를 대표하는 팀이라 생각한다. 울산은 과거 아시아 챔피언을 했던 좋은 모습이 있었다. K리그 팬들과 종사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제 광주FC가 스타트를 잘했다. 우리는 마음 같이 잘 안됐다. 다시 한번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K리그1을 염두한 듯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자원들이 ‘선발로 나섰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에 관한 물음에 김판곤 감독은 “그건 아무도 모른다. 플랜대로 후반은 원정팀에 힘든 상황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전반에 조금 내용이 안 좋았지만, 우리가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투입된 선수들보다 실점 상황에서 잘못된 점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과거 문수축구경기장은 잔디가 좋기로 정평 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유독 무더위와 많은 비, 높은 습도로 문수뿐 아니라 K리그 전 구장에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오늘도 울산이 원하는 플레이를 펼칠 수 없는 잔디였다.

김판곤 감독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두 힘들어하고 애를 쓰시는 것 알고 있다. 그분들을 질타하기보다 선수들이 힘들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선수들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선수들에게 뭐라고 하고 싶지 않다. 더 나은 환경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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