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키나와 드림이다.
KIA 타이거즈 간판 내야수 김선빈(36)은 지난달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니 캠프’를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1년 전엔 제주도였고, 이번엔 장소를 해외로 바꿨다. 함께하는 선수는 박찬호, 박정우에 한준수가 가세했다.
김선빈은 올해 3년 30억원 FA 계약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작년 마무리가 상당히 좋았다. 116경기서 타율 0.329 9홈런 57타점 48득점 5도루 OPS 0.827 득점권타율 0.350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페이스가 좋았다. 8월 22경기서 타율 0.393 13타점, 9월 12경기서 타율 0.500 1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8월8일 KT 위즈전이 끝나자 0.274까지 내려온 타율이, 시즌이 끝나자 0.329까지 올랐다. 9월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으로 시즌을 마쳤으니 약 40일간 5푼5리를 끌어올렸다. 심지어 정규시즌 우승 확정 이후 1군에서 말소, 푹 쉰 뒤 한국시리즈를 맞이했음에도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10월21일이었다. 이 기간 훈련을 최소화하고 힘을 비축한 게 통했다는 게 본인의 회상이었다. 한국시리즈 5경기서 17타수 10안타 타율 0.588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본래 타격에 대한 노하우가 충분한 선수라고 해도 엄청난 대반전이었다.
오키나와와 어바인을 거쳐 다시 오키나와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일정이다. 우선 미니캠프에서 밀도 높은 준비가 가능해 보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니캠프에서 선수들끼리 서로 타격을 봐주면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코치와의 소통 이상으로 효과를 볼 때가 많다고 한다. 개인훈련 대비 확실한 장점이 있다.
김선빈은 그렇게 후배들과 함께 개인훈련을 하면서 몸도 만들고, 타격도 정립할 듯하다. 올해 김선빈은 우승 외에도 개인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는 시즌이다. 2루수 골든글러브다. 김혜성(26, LA 다저스)이 4일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KBO리그 2루수 판도는 무주공산이다.
김선빈은 유격수 시절이던 2017년에 딱 한 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네임밸류에 비해 유독 골든글러브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안치홍(한화 이글스)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2루수로 뛰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김혜성이 3년 연속 2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가면서 김선빈은 재미를 못 봤다.
그래도 올 시즌은 8년만에, 생애 첫 2루수 골든글러브에 도전할 만하다. 예전보다 수비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는 있지만, 그렇다고 수비력 자체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건 아니다. 워낙 정확한 타격을 한다. 밀어치기 장인으로 통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 박민우(NC 다이노스), 신민재(LG 트윈스), 고승민(롯데 자이언츠)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