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이렇게도 운이 없을 수도 있을까. 베테랑 투수 이용찬(35)이 두 번째 FA를 신청했는데 냉담한 현실에 처해 있다.
올해 FA 시장에서 KBO가 FA 승인 선수로 공시한 인원은 20명이다. 지난 11월 6일부터 FA 시장이 시작됐고, 12월 29일 현재까지 15명이 FA 계약에 성공했다. 투수 이용찬, 내야수 하주석, 투수 문성현, 내야수 서건창, 외야수 김성욱이 아직 미계약 상태다.
이용찬의 불운에 눈길이 간다. 이용찬은 이번이 2번째 FA다. 첫 번째 FA 때도 험난한 길이었다.
2020년 두산에서 뛰었던 이용찬은 시즌 초반 5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8.44을 기록하고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결국 2020년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이 됐다.
FA 자격을 갖춘 이용찬은 시즌 후 FA를 신청했다. 수술을 받고 1년 가까이 재활 시간이 필요하기에 계약이 쉽지 않았다. 이듬해 이용찬은 재활을 마치고 독립리그 팀에서 훈련을 하면서 쇼케이스로 건강한 몸을 보여줬다.
2021년 5월말에 NC와 ‘3+1년’ 최대 27억 원 계약에 성공했다. 보장 금액은 14억원이었다. 지난 4년간 이용찬은 계약금 5억원, 연봉으로 2021년 1억원, 2022년 4억원, 2023년 4억원, 2024년 4억원을 받았다. 옵션 총액 9억원은 2022~2024시즌 성적에 따라 지급됐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과 2023년은 성적이 좋아 옵션을 충족시켰을 것이다.
2021년 6월 중순 NC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한 이용찬은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었다.두산 시절 마무리 경험도 있었고, 3차례나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중간 계투로 뛰다가 8월부터 마무리를 맡아 뒷문을 지켰다.
2021년 39경기(37이닝) 1승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19로 재기에 성공했다. 2022년 59경기(60⅔이닝) 3승 3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고, 2023년 60경기(61이닝) 4승 4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세웠다.
든든한 마무리로 활약한 이용찬은 예비 FA 시즌인 올해 전반기에도 좋았다. 39경기(39이닝) 3승 5패 1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다. 5월말까지 26경기 중 8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후반기 급격하게 무너졌다. 18경기(15⅓이닝)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4.67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WHIP 3.00, 피안타율이 무려 4할5푼7리였다. 주무기 포크볼마저 난타 당하며 더 이상 마무리를 맡을 수 없었다. 시즌 최종 성적은 57경기(54⅓이닝) 3승 9패 1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6.13이었다. 전반기와 후반기의 극과극 성적이 충격적이었다.
이용찬이 원소속팀 NC 외에 다른 팀을 찾기는 쉽지 않다. LG와 한화는 외부 FA 2명을 영입해 더 이상 FA를 영입할 수 없다. LG는 장현식, 김강률을 영입했고, 한화는 엄상백과 심우준을 데려왔다. 다른 팀들도 외부 FA 보강은 거의 마무리를 한 상황이다.
게다가 이용찬은 B등급 FA다.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원 소속팀에 25인 외 보호선수 1명과 연봉 100%(4억원), 혹은 연봉 200%(8억원)를 보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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