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2024 시즌 정규리그 7위에 머무르며 또 한 번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지난 2017년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이후 2018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봤다.
롯데의 2024 시즌이 아무 성과,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세대교체가 더뎠던 야수진의 경우 파워, 정교함, 스피드를 두루 갖춘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나승엽이 주전 1루수로, 뚜렷한 포지션 없이 내외야를 오갔던 고승민이 주전 2루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손호영이 3루수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외야는 3년차 윤동희가 주전 중견수, 5년차 황성빈이 좌익수에서 제 몫을 해줬다. 롯데 타선은 이 5명의 성장 속에 다른 9개 구단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화력을 뽐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줬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롯데의 2024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05로 10개 구단 중 7위였다. 리그 평균인 4.91에도 못 미치면서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특히 불펜진의 집단 난조에 발목을 잡혔다. 선발투수진이 팀 평균자책점 4.91, 리그 5위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불펜진의 팀 평균자책점은 5.36으로 9위였다. 블론 세이브도 27회로 가장 많았다. 경기 중 승부처에서 무너져 무릎을 꿇고 후유증이 이튿날까지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 다른 문제는 불펜 고령화다. 2024 시즌 롯데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선 투수는 빠른 1988년생 김상수였다. 김상수는 74경기 73⅔이닝 8승 4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15로 롯데 불펜을 지탱하는 역할을 해줬다.
1990년생 셋업맨 구승민이 66경기 57⅔이닝, 1986년생 베테랑 좌완 진해수도 54경기 27⅔이닝을 던졌다. 1993년생 김원중과 한현희가 각각 63⅓이닝, 50이닝을 책임졌다. 만 30세 이상 베테랑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신인 전미르를 중용했지만 성장통이 컸다. 전미르는 36경기 33⅔이닝 1승 5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한 뒤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지난 6월 16일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실전 등판에 나서지 못했다.
2001년생 최준용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27경기 21⅔이닝 1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0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8월 어깨 통증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민석, 송재영 등 영건들은 아직 1군 무대에서 1이닝을 안정감 있게 막아주는 역할을 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5년생 김강현이 26경기 25⅓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55로 가능성을 보여준 게 위안이었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불펜 보강을 위해 지난해 1라운드로 입단한 외야 유망주 김민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022 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58경기 72⅔이닝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신인왕에 올랐던 1998년생 정철원을 데려왔다.
정철원 영입은 불펜 보강과 동시에 베테랑들과 젊은 유망주 사이에 비어 있는 중간급 선수를 채운 의미도 적지 않다. 롯데는 정철원이 올해 주춤하기는 했지만 젊은 나이에 큰 부상도 없었던 만큼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정철원의 활약과 별개로 롯데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불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2025 시즌 가을야구 도전도 더욱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