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2024시즌 KBO리그서 '특급 가성비' 활약을 보여줬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와 키움 히어로즈의 동행은 1년 만에 막을 내리는 것일까.
헤이수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밤 자신의 SNS에 'Thank you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Enmanuel De Jesus) 2024'라고 적힌 이미지와 함께 "이번 시즌 팬 여러분이 저에게 보내준 모든 응원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작별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였다.
헤이수스의 메시지가 올라오고 몇 시간 뒤 미국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키움은 로스터 개편 계획으로 인해 헤이수스에게 2025년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을 예정이다"라며 "헤이수스는 자유계약선수(FA)이며,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 2곳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KBO 구단과 계약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키움은 지난해 12월 17일 헤이수스와 총액 80만 달러(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1996년생 베네수엘라 출신의 헤이수스는 2014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이후 9시즌동안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구단에서 뛰었고, 2023년 마이애미에서 빅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단 2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1.37(6⅓이닝 8실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78경기(선발 135경기)에 등판해 49승 45패 평균자책점 4.01의 성적을 기록했다.
헤이수스는 2024시즌 새롭게 KBO리그 무대에 입성한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의 데니 레예스와 함께 가장 낮은 몸값을 기록했다(한화 이글스 리카르도 산체스 75만 달러 재계약). 재계약에 성공한 케이시 켈리(LG 트윈스),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 등 150만 달러를 받는 투수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성적은 몸값 순이 아니었다. 헤이수스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최고의 가성비를 뽐냈다. 30경기에 등판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아리엘 후라도(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와 함께 키움을 이끄는 든든한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탈삼진 178개를 기록한 헤이수스는 마지막 등판이 불발돼 4개 차로 아쉽게 탈삼진 1위를 따라잡지 못했다(NC 다이노스 카일 하트 182개). 다승 부문에서는 공동 3위, 이닝은 공동 5위(171⅓이닝)에 올랐으며,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후라도(23회)에 이어 2위(20회)를 기록하는 등 주요 부문에서 리그 최상위권에 랭크됐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반기(17경기 10승 4패 평균자책점 3.14)에 비해 후반기(13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38) 성적이 좋지 않았다. 홈(19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2.98)과 원정(11경기 6승 4패 평균자책점 4.98) 경기 편차도 컸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매우 강한 모습(피안타율 0.207, 0피홈런, 피OPS 0.500)이었지만, 우타자(양타 포함)에게는 피홈런을 22개나 허용하는 등 매우 약한 모습(피안타율 0.282, 피OPS 0.831)을 보였다.
헤이수스는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마지막 등판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회복훈련 중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껴 9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대로 시즌을 마감한 헤이수스는 모로시가 전한 소식대로라면 다음 시즌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빅리그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OSEN, 뉴스1, 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제공, 헤이수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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