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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의 FA 계약이 감감무소식이다.
한 때 올해 FA 최대어가 될 거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여러 이유들이 있다. 경쟁은 없는데 최원태가 부르는 몸값이 너무 비싸다, 구단들이 A급 보상에 너무 부담을 느낀다 등 왜 잠잠한지에 대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복합적인 문제지만, 일단 몸값도 최원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최원태도 억울한 마음이 들 것이다. 자신의 커리어가 그동안 훨씬 좋았는데, 자신보다 기록 측면에서 떨어지는 엄상백이 총액 78억원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등급이고 뭐고, 최소 엄상백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픈 마음이 클 것이다.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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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태도 언제까지 버티기보다, 자신의 현실을 냉철히 인식하고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구단들이 최원태에 의구심을 품는 건 이런 엄청난 투자를 했을 때 10승 이상을 무조건 거둘 수 있는지, 그리고 150이닝을 던져줄 수 있는지 등이다. 늘 건강 이슈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승리를 쌓은 시즌도 없었기 때문이다.
구단들이 A등급 출혈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자신을 영입하고픈 마음을 들게 하려면, 최원태쪽에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 총액 규모에서 포기를 못하겠다면, 당당히 옵션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보장액을 낮추고, 옵션을 올려 거둔만큼 가져가겠다는 마인드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FA 임찬규가 좋은 예다. 임찬규 역시 구위, 투구 스타일이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서 원소속구단 LG가 주춤할 때 승부수를 던졌다. 50억원 계약을 하되, 옵션을 거의 절반으로 설정한 것이다. 잘 던진만큼 보상을 받겠다는 태도에, LG도 마음을 열었다. 실제 임찬규는 올시즌 맹활약으로 옵션 금액을 거의 다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도, 구단도 기쁜 일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