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이 기대했던 이변은 없었다. 대만은 강했고 호주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대만은 17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11-3으로 대승했다.

대만은 이날 승리로 조별리그 전적 3승 1패를 기록, B조 2위를 확정지었다. 오는 18일 쿠바와의 최종전 결과와 무관하게 슈퍼 라운드(4강) 진출에 성공했다.

호주의 승리를 기대했던 한국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앞서 지난 16일 대만 타이베이의 텐무 야구장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4차전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을 9-6으로 이겼다.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무려 0-6의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4-6으로 뒤진 8회말 5점을 뽑아내는 화력을 뽐내면서 슈퍼 라운드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한국은 17일 쿠바와 싸우는 일본, 호주와 붙는 대만 중 한 팀이 패해야 슈퍼라운드 진출 경우의 수를 오는 18일 호주전까지 따져볼 수 있다. 일본과 대만이 나란히 승리하면 모든 게 끝이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현실이 됐다.

한국은 지난 13일 대만전 3-6, 15일 일본전 3-6 패배로 14일 쿠바를 8-4,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9-6으로 이기고도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다.

한국은 이 때문에 17일 게임이 없는 가운데 호주와 쿠바를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쿠바가 일본을 이기는 것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호주의 대만전 승리를 바랐다. 

대만은 이날 천천웨이(좌익수)-린리(우익수)-천제시엔(중견수)-쩡송언(지명타자)-판제카이(3루수)-주위센(1루수)-린카이웨이(2루수)-린자졍(포수)-쟝쿤위(유격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궈쥔린이 마운드에 올랐다.

호주는 트레비스 바자나(2루수)-애런 화이트필드(중견수)-로비 글렌디닝(유격수)-릭슨 윈그로브(1루수)-팀 케넬리(우익수)-대릴 조지(3루수)-알렉스 홀(지명타자)-로비 퍼킨스(포수)-솔로몬 매과이어(좌익수)로 이어지는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미치 넌본이 출격했다.



기선을 제압한 건 대만이었다. 1회초 2사 후 천제시엔, 쩡송언의 연속 볼넷 출루로 주자를 모은 뒤 1·2루에서 판제카이가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얻았다. 

대만은 1회초 2사 2·3루 추가 득점 기회는 살리지 못했지만 2회초 공격에서 또 한 번 호주를 울렸다. 선두타자 린카이웨이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 후 호주의 폭투를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곧바로 천천웨이의 내야 안타, 린리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호주는 1회말 선두타자 바자나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화이트 필드의 희생 번트 실패 포수 플라이 아웃, 글렌디닝의 삼진에 이은 바자나의 2루 도루 실패로 점수를 얻지 못했다.

호주는 2회말에도 선두타자 윈그로브와 케넬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조지, 홀, 퍼킨스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대만 쪽으로 쏠리는 듯했던 게임 흐름은 호주의 3회말 공격에서 변화의 조짐이 생겼다. 호주는 선두타자 매과이어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2-1로 따라붙었다.



대만은 대만은 4회초 선두타자 쟝쿤위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다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천천웨이의 잘 맞은 타구가 호주 3루수의 슈퍼캐치와 함께 직선타로 잡혔고, 미처 귀루하지 못한 1루 주자 쟝쿤위까지 1루에서 포스 아웃되며 누상에 주자가 사라졌다.

하지 대만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일단 린리의 좌전 안타, 천제시엔의 볼넷 출루로 다시 주자를 모았다. 4번타자 쩡송언이 1·2루에서 좌중간을 깨끗하게 가르는 주자일소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스코어는 대만의 4-1 리드가 됐다. 

대만은 4회말 수비에서 2사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호주의 추격을 잠재웠다. 3점의 리드를 안고 게임 중반에 돌입했다.

대만은 5회초 사실상의 쐐기 득점을 얻었다. 2사 후 천천웨이와 린리의 연속 안타에 이어 천제시엔의 1타점 적시타로 스코어 5-1을 만들었다. 호주의 추격 의지를 꺾어 놓는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대만은 7회초 공격에서 3점, 9회초 3점을 더 보태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말과 9회말 1점 만회에 그친 호주의 마지막 저항을 뿌리치고 승전고를 울렸다. 



한국은 대만이 호주를 꺾은 데다 같은 시간 열린 일본과 쿠바의 경기에서 일본이 접전 끝에 7-6으로 이기면서 오는 18일 호주와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슈퍼 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대만, 일본이 모두 패하거나 둘 중 한 팀만 지더라도 오는 18일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게 의미 없어졌다. 4연승을 달린 일본이 B조 1위, 대만이 B조 2위가 됐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초대 프리미어12 우승, 2019년 제2회 대회 준우승의 기세를 몰아 이번 3회 대회에서도 최소 슈퍼 라운드 진출, 최대 결승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한국은 오히려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대회를 앞두고 원태인, 구자욱 등 투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에 따른 전력 약화를 극복하지 못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