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1살이 많았다면…FA로이드 없는데 하필 A등급, 롯데 불펜의 심장에 찾아온 선택의 시간

입력
2024.11.03 18:23
 구승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올 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할 FA 자격 선수들의 면면이 공개됐다. KBO가 2일 발표한 FA 자격 선수는 총 30명. 이들 가운데 A등급을 받은 선수는 3명 뿐이다. 그런데 A등급을 받은 선수 중 롯데 소속 선수만 2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롯데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3명이다. 마무리투수 김원중(31), 좌완 계투 진해수(38), 그리고 우완 계투 구승민(34)이 그 주인공. 진해수는 FA 재자격 대상자라 B등급을 받았고 김원중과 구승민은 나란히 A등급을 받았다.

이제 FA 자격 선수들은 자신이 FA 권리를 행사할지 결정하는 시간을 가진다. 오는 4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KBO는 이를 취합해 5일 FA 승인 선수로 공시한다. FA 승인 선수는 6일부터 모든 구단들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

관심이 가는 것은 바로 구승민의 선택이다. 구승민은 프로 데뷔 11년차 만에 처음으로 FA 권리를 행사할 기회가 다가왔다.

롯데 소속 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100홀드를 돌파한 구승민은 지금까지 통산 121홀드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 불펜의 심장과도 같은 선수다. 지난 2020~2023년에는 4년 연속 20홀드라는 대기록도 품에 안았다.

그런데 올해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구승민은 66경기에 등판해 57⅔이닝을 던져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른바 'FA로이드'가 발동하지 않은 것. 개막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구승민은 4월까지 9경기 5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21.94에 머무르는 충격적인 결과와 마주해야 했다.

그래도 5월 이후 57경기에서 52⅓이닝을 투구해 5승 1패 1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다만 9월 이후 13경기 8⅔이닝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6.23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점은 아쉽다. 구승민 ⓒ곽혜미 기자 구승민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은 올 시즌 중 "초반에는 나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2군에 있는 선수들과 같이 운동하면서 나도 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고 다시 1군에 올라가면 나다운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면서 "내가 조금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감독님께서 믿고 써주시는데 믿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라고 초반 부진을 만회하려는 의지가 가득했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제는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사실 구승민이 A등급을 받는 것은 예견된 일이었다. 구승민은 지난 해 연봉 2억 4860만원에서 올해 연봉이 4억 5000만원으로 크게 인상됐다. 인상액만 2억 140만원, 인상률만 81%에 달했다. 이른바 'FA 프리미엄'이 붙은 것. 올해 하락세를 보인 성적에 A등급까지 받으면서 현실적으로 'FA 대박'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차라리 전략적인 선택을 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FA 재수'가 그것이다. 구승민은 내년이면 만 35세가 된다. 만약 구승민이 FA 재수를 선택해 내년 시즌을 마치고 FA 권리를 행사하면 FA 등급제에 따라 C등급이 주어진다. KIA 내야수 서건창도 'FA 재수'로 C등급이 된 케이스. 서건창이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권리를 행사했다면 B등급을 받고 시장에 나와야 했지만 올해는 만 35세가 되면서 C등급으로 분류됐다.

모든 선택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그래도 구승민이 개막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나름 시즌을 잘 마무리했고 나이가 1살이라도 어릴 때 FA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당장 FA 권리를 행사하면 된다. 그보다 내년 시즌에 반등을 노리는 한편 C등급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FA 재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구승민이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 구승민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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