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팍 담장 지킨 것이 ‘신의 한수’…삼성, 홈런 흑자 야구로 PO 승기 잡았다

입력
2024.10.16 15:35


프로야구 삼성이 LG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압승한 것은 홈런포가 줄이어 터진 덕분이었다. 삼성은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경기에서 홈런 8개를 몰아쳤다.

지난 13일 대구 1차전에서는 1-0이던 3회 터진 구자욱의 3점홈런으로 달아난 뒤 4-1로 추격당한 4회 김영웅의 솔로홈런으로 팽팽할 수 있던 흐름을 다시 가져오는 등 고비 때마다 홈런으로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이날 김영웅의 홈런은 비거리 115m가 기록됐는데 잠실 같은 아주 큰 구장이었다면 홈런 가부를 단정 짓기 어려울 만큼 멀리 날아가지는 않았다. 15일 2차전의 연타석 홈런을 때린 김헌곤의 2번째 우월 홈런 또한 비거리가 많이 난 대포는 아니었다.

삼성이 대구 시리즈 2경기에서 LG에 내준 홈런은 3개. 홈런 마진으로 ‘5개’ 흑자였다.

지난 겨울 삼성의 고민 한 대목이 다시 오버랩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는 좌우 펜스 99.5m에 중앙 펜스 122.5m로 짧지 않지만, 좌우중간이 옥타곤 모양의 직선으로 이어져 있다. 이에 좌우중간 펜스 거리가 107m에 불과하다. 라팍은 파크팩터에서도 KBO리그 홈런 친화형 구장 1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삼성은 2016년 라팍 개장 이후 안방을 자기 집 안방처럼 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8년간 라팍에서 홈런 566개를 때리면서 홈런 685개를 허용했다. 이에 기존 3.6m인 펜스 높이를 올리는 홈런 빈도를 낮추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담장을 올릴 경우, 외야 스탠드 몇천 석이 관람에 방해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기존 담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에는 큰 선택이 됐다.

이를테면 삼성은 맞지 않는 옷을 새로 사거나 수선하는 대신 몸을 옷에 맞춘 것과 같았다. 정규시즌부터 김영웅과 이성규 등 새 젊은 거포가 고개를 들며 그간 속도에 의존하던 팀컬러에서 기본 속도에 힘을 더하는 형태로 바꿨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 라팍에서 열린 71경기에서 홈런 119개를 때리며 홈런 97개만을 내줬다. 라팍 개장 이후 홈구장 홈런 숫자로 첫 흑자 역사를 남겼다.

어쩌면 삼성은 과거 SK 와이번스가 거포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해 안방 문학구장 환경을 최대한 활용했던 것처럼 라팍의 환경에 딱 맞는 야구를 올시즌 했다. 새 홈런타자 김영웅을 비롯한 젊은 타자들이 환경에 적응하듯 과감한 스윙을 하며 새 타법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그 흐름이 가을야구까지 연결하고 있다.

17일부터 이어지는 LG와의 잠실 3차전은 무대가 달라진다. 그러나 삼성 타자들은 올시즌 팀홈런 1위를 기록할 만큼 다른 구장에서도 풀스윙을 주저하지 않는 야구를 했다. 이에 3차전 관전포인트 삼성의 화력 유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LG로서는 무대와 환경이 바뀌는 것이 기대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올해 LG와 두산을 만난 16차례 정규시즌 잠실 경기에서는 홈런 11개를 때렸다. 평균치를 밑돌았던 잠실에서도 홈런 압박감을 LG에 줄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올해 삼성에서는 베테랑 강민호가 잠실에서만 5개를 때린 가운데 이성규가 잠실 홈런 3개를 기록하며 두드러졌다.
팬을 위한 스포츠 플랫폼
스포키톡 1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 매시
    삼성화이팅
    1시간 전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 황의조 징역 4년 구형
  • 메시 3골 2도움
  • 잉글랜드 투헬 감독 선임
  • 구자욱 무릎 치료 일본 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