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압도적인 타선의 힘을 과시하며 2연승을 거뒀다. 2경기 연속 10득점을 폭발하며 완승을 거뒀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얼굴에는 그늘이 졌다. 주장 구자욱이 2루 도루를 하다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3~4차전 출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10-5 완승을 거뒀다. 1차전 10-4 승리에 2경기 연속 강력한 화력으로 LG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김헌곤이 5회, 7회 연타석 투런 홈런을 폭발하며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고, 김영웅이 2회 결승 솔로포로 포스트시즌 데뷔 2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 르윈 디아즈도 6회 솔로포, 7회 솔로포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대폭발했다. 화끈한 타선 지원 속에 선발투수 원태인이 6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LG 타선을 봉쇄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박진만 감독은 승장의 표정이 아니었다. 구자욱의 부상 때문에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은 1회말 LG 좌완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를 했다. 이 과정에서 구자욱의 왼쪽 무릎이 충격이 왔다. 2루에서 넘어진 구자욱은 왼쪽 무릎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2루 주변을 걸으며 경기를 뛰겠다는 의지를 보인 구자욱은 그러나 불편한 모습을 감출 수 없었다. 이어 디아즈의 좌측 빗맞은 타구가 2루타가 된 사이 2루에서 3루를 지나 홈까지 다리를 절뚝이며 들어왔다. 1-1 동점 득점을 올린 뒤 2회초 수비를 앞두고 교체됐다.
구자욱은 곧장 대구 SM영상의학과의원으로 이동해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받았다. 삼성 구단은 "검사 결과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이 나왔다. 3~4차전은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구자욱의 상태를 알렸다. 1~2차전 모두 압도적 화력으로 연승을 거둔 삼성이지만 구자욱의 이탈로 큰 전력 손실을 입게 됐다.
박진만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기고 나서도 흥이 안 난다"며 구자욱의 부상에 침통해했다.
다음은 박진만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
“오늘도 우리 장점인 장타력으로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갖고 왔다. 김헌곤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선발 원태인도 2회 (1사 1,2루) 위기를 잘 넘기고 나서 자신감이 붙었던 것 같다. 이후 7회까지 완벽하게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
-7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가 원태인에게 무슨 말을 했나?
“우선 몸 상태를 체크했다. 투구수(100개)가 있어서 고민을 했는데 본인이 몸도 괜찮고 한 타자만 잡고 싶다고 얘기했다. 안타를 맞긴 했지만 원태인이 자기 몫을 충분히 하고 내려갔다.”
-5회 우완 유영찬 상대로 김헌곤 타석 때 대타 고민은 안 했나?
“그 상황에서 고민 많았다. 타격감이 좋은 윤정빈도 있었지만 김헌곤이 타석에서 자기 스윙을 하며 타이밍 잡아가는 모습이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런데 홈런을 칠 거라고 예상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해결해준 것이다. 오늘 김헌곤의 역할이 아주 컸다.”
-3차전 LG 선발이 우완 임찬규인데 김헌곤 활용법은?
“지금 구자욱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외야 쪽에서 김헌곤이 오늘 활약해줬고, 윤정빈의 타격감이 괜찮아서 그 두 선수가 구자욱 자리에 출전할 것 같다.”
-구자욱의 현재 몸 상태는?
“이기고 나서도 흥이 안 나는 게…우리 주축 선수인 구자욱이 좌측 내측 인대 미세 손상을 입었다. 지금 봐선 3~4차전을 출전하기 어렵다. 하루 지나서 내일 상황을 봐야겠지만 현재 상태로는 3~4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태라서 아쉽다.”
-만약 5차전에 가거나 그 이후에는 구자욱 출장은 가능한가?
“(5차전까지 가면) 날짜가 조금 남아있다. 지금 상태로는 구자욱이 통증을 많이느끼고 있어서 하루 지나봐야 (복귀할 수 있는) 날짜가 나올 듯하다. 5차전 출전 여부는 지금 말씀드리기 애매하다. 내일이나 모레쯤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잠실까지 (선수단과) 동행한다. 주장 역할을 잘하는 선수다. 지금 상태는 통증이 있어서 오늘 이동할지, 내일 이동할지는 보고를 받아야 할 것 같다.”
-7회 2사 만루 LG 오스틴 타석에 또 김윤수를 투입한 게 성공했는데.
“고민을 하긴 했다. 경기 들어가기 전에는 볼넷에 대한 부담이 없을 때 준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점수 차이가 있었고, 김윤수가 1차전을 잘 막았으니까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 같았다. 점수 차이도 있었고, 김윤수 구위를 믿고 내보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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