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ABS 관련 KBO와 첫 소통 "ABS 도입 환영하지만, 현장과 소통 부족 아쉽고 서운해"

입력
2024.05.13 15:00
수정
2024.05.14 02:55
[OSEN=최규한 기자] ABS 삼진콜. 2024.03.11 / dreamer@osen.co.kr

[OSEN=길준영 기자] 한구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KBO가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대화에 나섰다.

선수협은 13일 "2024 KBO리그에 ABS가 도입된지 두 달여 만에 KBO와 첫 소통을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세계 주요 프로야구리그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공정하고 일관적인 볼 판정이 가능해지면서 팬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 사이에서는 기존의 스트라이크 존과 ABS의 스트라이크 존이 크게 다른 것에 대해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수협은 "일방적인 통보로 도입된 ABS 와 관련하여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으며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이 최대한 직접 경험해 본 후 선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KBO 에 힘을 실어 선진화된 프로야구 환경을 조성하고 팬들에게 환영받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ABS 도입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입장을 밝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프로야구선수들과 야구관계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ABS 상황에 대해, 장동철 사무총장은 “ABS 도입을 반대하는 프로야구선수는 현시점에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 “선수들이 ABS도입을 통한 선진화된 환경을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점에 큰 아쉬움과 서운함을 갖는다”고 말했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 16일 창원 NC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심판 볼판정 미스의 영향으로 삼성에 대패 당한 NC는 김시훈을 선발로 출전 시켜 분위기 반전을 노리며 3연패 중인 한화는 문동주를 내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심판들이 ABS용 이어폰을 점검하고 있다. 2024.04.16 / foto0307@osen.co.kr

선수협은 "이제는 KBO 에서 명확한 설명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는 시간이라 여겨져 지난 3일 3페이지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KBO 에 전달했으며,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라고 밝혔다. 

선수협이 KBO 전달한 내용은 1. 퓨처스리그 전 경기장에 ABS 의 조속한 설치 요청 및 구체적인 설치 계획 공유 요청, 2. 퓨처스리그에서 적용해 본적 없는 ABS 스트라이크 존을 올해 바로 KBO 리그에 도입하게 된 설명 요청, 3. 판정에 대한 부정확성과 비일관성을 잡기 위해 ABS의 교체 혹은 업그레이드가 방안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견 회신 요청, 4. 홈런이나 당겨치는 큰 홈런 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 전 시점)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하여 기술적으로 명확한 설명과, 개선 요청, 5.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들이 수일 전의 경기에 대해 확인을 원할 경우 ABS 관련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한 수 있는 시스템 개발 요청 등이다. 

선수협은 위 5가지 사항과 함께 한국프로야구선수들은 ABS 도입과 안정화, 성공적인 정착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KBO 에 전달하였으며, ABS 도입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있어 아쉬움점과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내용을 함께 전달하였다.

KBO는 지난 5월 9일 선수협에 회신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구단과 선수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하며 ABS 운영을 위해 노력할 예정임을 표했다

선수협은 "KBO의 회신에 의하면, 5월중 퓨처스리그 4개의 경기장에 ABS 설치 및 운영 할 예정이며, 설치 공간의 부재, 설치 기준 각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기장의 구단은 각 구단별 균등한 경기 수를 최대한 고려하여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설치 및 운영 불안정성의 요인(바람, 설치 높이, 보수조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설치가 현재 불가능한 경기장 또한 추가 방안을 모색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퓨처스리그 전구장에 ABS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선수협은 확실히 인지를 하였으며, 향후 KBO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선수협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라고 밝혔다. 

"지난 4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한 적이 없다가 현재 2024 KBO 리그에 바로 도입된 ABS의 스트라이크 존과 관련한 질의에는 퓨처스리그 일부 경기 대상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ABS 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 KBO리그 도입에 가장 적합한 스트라이크 존과 운영방식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라고 전한 선수협은 "올해 KBO 리그에서 도입된 ABS 운영안과 일치하는 방식을 한시즌이라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지적했다. 

[OSEN=문학, 박준형 기자]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SSG는 엘리아스를, KIA는 크로우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1회초 1사 1루 KIA 김선빈의 타석때 1루 주자 최형우가 볼 판정을 볼넷으로 착각해 주루사 당했다. KIA 코칭스태프가 ABS 태블릿을 보며 확인한뒤 오훈규 구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4.04.17 / soul1014@osen.co.kr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에도 ABS 관련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을 요청한 부분에 있어서는, KBO 는 금주내로(회신 당시 5월 12일 전) 경기 외 시간에도 태블릿 ABS 페이지에 구단 및 선수가 접속 가능하도록 구단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할 예정이며, 5월 중순경에는 경기 종료 후 시차를 두고(경기 종료 다음날 오후 중으로 예상) 이전 경기 투구에 대한 그래픽 정보, 로케이션, 볼 판정의 경우 투구 위치와 존과의 차이, 해당 투구별 중계영상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별도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러한 KBO 의 빠른 대처에 선수협은 현장의 답답함이 다소 풀릴 것이라 기대한다.

홈런이나 당겨치는 큰 홈런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 전)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에 대한 요청에서는 ABS가 실측한 결과와 차이가 없는 정확성을 토대로, 타격 여부와 관계없이 판정을 내리고 판정음을 전달한다는 점을 KBO에서 밝혔다.

하지만, KBO가 선수단에게 안내한 '2024 KBO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선수단 안내 자료'에서는 '좌-우 기준 통과', '홈 플레이트 중간면+끝면 모두 설정된 기준 내 통과' 두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스트라이크판정이라 되어 있고, 이렇게 안내받은 선수들과 구단 담당자는 판정콜이 미리 울렸다는 의심 혹은 현상을 겪으며 시스템에 대한 의혹이 커졌을 것이다.

선수협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ABS 관련된 문제점들과 개선점들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취합할 것이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KBO와 성공적인 ABS 안착을 위해 소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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