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조기축구' 미쳤다!…인조잔디서 펄펄+1도움→토트넘, 5부 탬워스 원정 연장전 끝 3-0 승리 [FA컵 리뷰]

입력
2025.01.13 06:0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창단 143년 사상 최악의 망신을 당할 뻔했다.

이겼지만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이라는 자존심에 스스로 먹칠을 하고 말았다. 5부리그 하위권 구단과의 단판 승부에서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연장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인조잔디 구장에서 열린 탓에 선수 보호 차원에서 벤치에 뒀던 손흥민을 연장전 시작과 함께 투입하는 등 갖고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면서 마지막에 미소 지었다.

손흥민의 클래스가 빛을 발했다. 손흥민은 이날 도움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자존심을 지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2일(한국시간)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FA컵 3라운드(64강)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전반 10분 터진 상대 자책골과 연장 후반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의 추가골을 묶어 3-0으로 이겼다.

이날 승부는 64강전에서 프리미어리그 구단과 세미 프로인 5부 구단이 격돌한 유일한 경기였다.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이길 것이란 예상은 사라진 가운데 토트넘은 하마터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대회인 FA컵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뻔했다.



후반 막판 탬워스의 두 차례 골 찬스가 성공됐더라면 토트넘은 그야말로 참사의 중심에 설 뻔했다.

탬워스는 샌드위치 가게 사장과 건물 측량사, 택시 기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투잡' 개념으로 땀을 흘리는 팀이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투지로 똘똘 뭉쳐 전후반 90분간 0-0은 만드는 등 영국 전역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을 내세웠다.

최근 입단한 체코 출신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세르히오 레길론,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페드로 포로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이 지켰다. 최전방 스리톱에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이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벤치 명단에 포함됐다. 

이날 국내 팬들의 관심사였던 양민혁의 토트넘 1군 데뷔전은 성사되지 않았다. 

양민혁은 직전 경기였던 지난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준결승에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출전하진 않았으나 5부리그 구단과 싸우는 FA컵에선 선발 혹은 교체 투입이 예상됐다.

그러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냉정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날 탬워스전 기자회견에서 "5부 팀이라고 해서 유스 선수들을 잔뜩 집어넣지 않겠다. 상대를 존중하겠다"고 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제 명단에서도 1군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만큼 1.5군 정도의 라인업을 꾸렸다.

그러면서 양민혁은 선발은 물론 후보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직전 경기였던 지난 9일 리그컵 리버풀과의 준결승 1차전에선 오히려 교체 명단에 포함됐는데 5부 팀과의 경기에선 자리가 없었다.

토트넘이 나름대로 좋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린 만큼 대승이 예고됐으나 경기를 정규시간 90분 내내 원정팀이 끌려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토트넘이 5부리그 구단 아니냐는 말이 나와도 할말 없는 경기였다.

전반 초반 홈팀에 수 차례 슈팅 찬스를 내주며 웃음거리가 됐던 토트넘은 전반 32분 매디슨의 중거리포를 시작으로 추격전에 나섰으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 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인조잔디 구장에 익숙하지 않은 듯 가벼운 몸놀림은 아니었다.

후반엔 전 독일 국가대표 베르너가 원톱으로 나서 여러 차례 골찬스를 잡았으나 볼을 허공에 날리며 홈팀 관중들의 웃음을 샀다.

독일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게 맞자 싶을 정도의 형편 없는 경기력과 결정력이었다.

결국 전후반 90분이 무승부로 끝나 양팀은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연장전에 접어들자마자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 제드 스펜스를 한꺼번에 집어넣어 승부차기로 가는 불상사를 막고자 했다.

뜻대로 됐다.



그래도 토트넘의 에이스는 손흥민이라는 것을 증명한 한 판이었다.

비시즌 기간 국내 인조잔디 조기축구 팀과 곧잘 경기하던 손흥민은 탬워스전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나갔다.

연장 전반 11분 손흥민이 아크 정면 먼거리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찔러준 킥을 존슨이 받았다, 존슨이 반대편에서 넘겨줬는데 볼은 후반 중반 교체로 들어온 토트넘 주전 공격수 도미니크 솔란케의 발을 맞고 상대 선수 몸을 맞은 뒤 골라인을 넘어갔다. 선제골이 된 것이다.

추가골은 연장 후반 2분에 터졌다.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를 드리블 돌파로 제친 뒤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들던 쿨루세브스키에 패스를 내줬다. 쿨루세브스키의 왼발 대각선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승부가 사실상 끝나는 순간이었다.

토트넘은 연장 후반 추가시간 존슨이 3-0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넣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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