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손흥민 재계약 안 줄 거야?' SON 없이 '5부 리그' 수준 토트넘, 연장전 끝에 승리

입력
2025.01.13 06:05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토트넘이 힘겹게 승리를 챙겼다. 손흥민 활약 덕분에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5부 리그에 해당하는 내셔널리그 소속 탬워스에 연장전 접전 끝에 3-0으로 이겼다.

토트넘은 아스널에 덜미를 잡혀 3라운드 탈락했던 2013-14시즌 이후엔 11시즌 연속 FA컵 4라운드 진출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 최상위 프리미어리그 팀 중 유일하게 5부 팀과 만나는 행운의 대진을 받고도 졸전 끝에 연장전까지 끌려가 주전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면서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도 벤치에서 90분을 보낸 뒤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티모 베르너 대신 투입돼 끝날 때까지 뛰었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2분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추가골 당시 도움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공식전 7번째 도움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 6도움을 포함해 이번 시즌 손흥민의 전체 공격 포인트는 14개(7골 7도움)로 늘었다.

지난달 토트넘에 본격적으로 합류해 9일 리그컵(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 리버풀과 홈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던 양민혁은 이날은 명단에서 제외돼 데뷔전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4-2-3-1 전형을 바탕으로 안토닌 킨스킨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페드로 포로,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세르히오 레길론이 수비를 만들었고 파페 마타르 사르,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이 허리를 잡았다. 브레넌 존슨, 마이키 무어, 티모 베르너 스리톱을 구축했다.

오는 16일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 원정 경기가 있지만, "모든 경기에서 이기겠다"라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구성이었다.

이날 토트넘이 상대한 탬워스는 잉글랜드에서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리그 중 가장 낮은 단계의 내셔널리그에서도 이번 시즌 24개 팀 중 16위에 머문 팀이다.

샌드위치 업체 사장, 벽돌 기술자, 금융 상담사, 아카데미 코치 등 본업이 따로 있는 '파트 타임' 선수들이 즐비하다.

앤디 피크스 감독조차 한 대학에서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보며 감독 일을 병행하다가 이번 토트넘과 대결이 성사되면서 정규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축구 환경에선 토트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팀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런 팀을 상대로 주전급 선수를 다수 내보내고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약 4천석 규모의 더 램 그라운드는 그라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무척 가깝고, 그라운드는 인조 잔디라 토트넘으로선 경기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경기 시작 직전엔 탬워스 골키퍼가 서 있던 쪽 골대의 크로스바 쪽 그물에 구멍이 난 하자가 발견돼 시작이 약간 지연되기도 했다.

본업이 '건물 측량사'인 탬워스의 자스 싱 골키퍼가 직접 고쳐보려다가 여의치 않자 다른 선수가 동료의 목말을 타고 올라가 테이프로 그물을 크로스바와 연결하는 보기 드문 장면과 함께 경기가 시작됐다.

골대 수리에 성공한 탬워스 측면 공격수 베크-라이 에노루가 경기 시작 약 30초 만에 드리블로 페널티 지역 왼쪽을 돌파해 슈팅을 날려 경기 초반 안팎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슛은 안토닌 킨스키 토트넘 골키퍼가 몸을 날려 쳐냈다.

전반 32분 양 팀을 통틀어 첫 유효 슈팅인 토트넘 제임스 매디슨의 오른발 중거리 슛은 싱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탬워스 홈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냈다.

전반 38분 베르너의 패스를 받은 매디슨의 페널티 지역 왼쪽 오른발 슛도 싱에게 잡히며 결국 전반은 0-0으로 마쳤다.

후반에도 싱을 비롯한 탬워스 수비진의 육탄 방어를 좀처럼 뚫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23분 무어와 미드필더 파페 사르를 빼고 도미닉 솔란케와 루카스 베리발을 내보냈으나 연장전을 피하지 못했다.

연장전엔 손흥민과 쿨루세브스키, 제드 스펜스까지 교체 카드로 가동하면서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아 나갔고, '101분' 만에 탬워스의 자책골로 균형이 깨졌다.

손흥민이 중원에서 얻어낸 프리킥 때 키커로 나선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낮게 찔러줬고, 존슨의 크로스에 이은 골대 앞 혼전에서 탬워스 미드필더 네이선 치쿠나의 발을 맞고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가며 선제 결승 골이 됐다.

연장 후반 2분엔 손흥민의 낮은 크로스에 이은 쿨루세브스키의 추가 골이 터지며 쐐기를 박았고, 연장 후반 13분 존슨의 자축포도 터졌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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