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의 재계약은 없다. 단 1년 연장 옵션만 발동될 예정이다.
토트넘 10년차를 앞둔 손흥민의 미래는 여전히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 토트넘은 중대한 선택을 1년 뒤로 미루겠다는 전력이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23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는 옵션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가 해당 관련 사실을 재차 언급한 것을 보도했다. 로마노는 유럽 이적시장 전문 기자로 이적이나 계약이 거의 확정될 경우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히어 위 고(Here we go)'를 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체에 따르면 로마노 기자는 "연장 옵션을 활성화해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클럽에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는 10월 이후부터 클럽 내부의 분위기이고, 공식적인 절차를 기다리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로마노는 이미 지난달에도 같은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당시 로마노는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가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고, 손흥민 측에 그 결정을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를 낸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소식을 다뤘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1년 연장 옵션을 삽입했다. 구단의 선택에 따라 2025년 6월에 끝나는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늘릴 수 있는 옵션이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뉴욕타임스에 스포츠 콘텐츠를 공급하는 글로벌 유력 매체 '디 애슬레틱'이 26일 이를 보도했다.
'디 애슬레틱'은 새해 1월에 시작되는 토트넘의 겨울이적시장을 전망하면서 손흥민과 데이비스의 옵션 활성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데이비스 역시 자신들의 계약 마지막 6개월에 돌입하지만, 토트넘은 두 선수 모두에게 1년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과 생애 3번째 계약을 4년 기간으로 체결했다.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 4월부터 현 계약에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계약기간 1년 연장 옵션이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와 토트넘의 계약기간은 3년인데 1년 연장이 가능하다.
매체는 토트넘의 전체적인 1월 보강 계획도 알렸다. 토트넘은 현재 수비진이 붕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전 골키퍼 굴리에모 비카리오를 비롯해 센터백 콤비 미키 판 더 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 그리고 둘의 백업인 데이비스까지 모두 재활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22세 라두 드라구신과 어린 선수들과 센터백 콤비를 꾸린다. 이 여파는 토트넘 경기력에 확실히 미치고 있어 지난 23일 리버풀과의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3-6으로 참패했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이 공격진도 보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손흥민과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 스리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며 "토트넘 사령탑인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독일 전 국가대표 티모 베르너에 대한 감정을 확실히 전달했다"고 했다.
임대생 베르너를 조기 퇴출하고 새 윙어 혹은 공격수를 데려올 수 있다는 뜻이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벤치로 밀린 프랑스 국가대표 랑달 콜로-무아니가 토트넘에 입성할 후보로 꼽힌다.
손흥민은 33살이 되는 내년이 축구인생 마지막 승부를 띄울 좋은 시기인데 토트넘이 계약기간을 1년 더 늘리게 되면 새 팀 찾기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30대 축구 선수에겐 1년 1년이 다르다. 34살이 되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로마노는 이와 관련해 "이는 10월 이후 토트넘 내부에서 감지된 분위기"라며 이미 지난 10월부터 구단 내부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하고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1년 더 머무를 것을 예상하는 눈치였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황인 이번 여름부터 꾸준히 손흥민의 계약 관련 보도들이 이어졌고 재계약 관련 질문 역시 손흥민에게 향했다.
크리스마스까지 토트넘은 재계약은 물론이고 연장 옵션도 발동하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손흥민은 보스만 룰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해외 클럽과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두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을 1년 늘릴 것"이란 보도가 지난 4월부터 흘러나왔지만, 그럼에도 공식 발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선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해당 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손흥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발동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새해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이 재계약도, 연장 옵션도 발동하지 않자, 몇몇 클럽들은 내년 여름 손흥민을 FA로 영입할 수 있는지 상황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손흥민을 주시한 클럽 중에 유럽 최고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이에른 뮌헨 등이 포함됐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라리가 3강과 모두 이적설이 연결되면서 손흥민의 라리가 이적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기도 했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지난 21일 "손흥민은 지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며 "토트넘과 손흥민의 협상이 교착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손흥민이 결심한다면 라리가에서 활약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을 제기했던 피차헤스는 이번에도 다시 보도를 냈다.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며 "그 스타는 손흥민이다. 내년 6월 토트넘과 결별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피차헤스는 3달 전 손흥민 대리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비밀 접촉을 했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이후 해당 구단과는 잠잠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동 가능성이 불거졌다.
다른 스페인 엘 나시오날은 21일 "한지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이 두 명의 선수에 대한 자유계약 영입을 요청했다"며 "한 명은 키미히다. 다른 한 명이 깜짝 영입으로 손흥민"이라고 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의외"라며 "경험 많고 공격에서 다재다능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알렸다.
스페인 '엘골디히탈'은 이달 초 "손흥민의 이름이 바르셀로나 구단 수뇌부 안건에 올라왔고, 데쿠 단장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이 외면한 선수 중 1~2명이 팀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보도했다. 연봉 10위권 안에 드는 파티와 토레스를 팔아 손흥민 연봉을 충당한다는 내용이었다.
영국에선 맨유 이적설이 떠올랐다. 기브미스포츠는 6일 "맨유는 손흥민을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삼고 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월드클래스'라고 평가한 공격수를 영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토트넘 시절 최고의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에 데려오고 싶은 옛 동료를 묻는 질문에 "쏘니"라고 답하자 독일 유력지 빌트는 "케인이 한국의 '폭풍-스타(Strum-star)' 손흥민을 원한다"며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이 어떻게 생각할지 주목된다"라며 뮌헨의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주목했다.
여러 구단들이 손흥민의 FA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데 토트넘이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 FA 상황은 내년 1월이 아닌 2026년 1월부터 유효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손흥민에게 관심이 있었던 구단들이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내년 여름에 이적료를 주고 영입하려 한다면 토트넘이 꽤 많은 이적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해리 케인에게 1억 파운드(약 1822억원)의 이적료를 챙겨간 토트넘이기 때문에 손흥민에게 얼마나 받아 갈지 미지수다.
계약 만료가 다가와 여러 이적설이 나오는 것과 반대로 다른 견해도 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 1년 연장은 내년 여름 그가 자유계약(FA) 신분을 취득해 다른 구단과 자유로운 입단 협상을 통해 이적료 없이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는 "손흥민의 득점 감각이 급감했으며 윙어의 경우 만 34세 이후에 같은 기량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면서 손흥민의 계약 1년 연장은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해석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장기 계약으로 묶을 생각이라면 1년 연장 옵션 활성화는 재계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을 시간을 벌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손흥민 측 대리인 역시 최근 손흥민의 이적설이 불거졌을 당시 루머들을 부인하며 여전히 토트넘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다루는 '스퍼스 웹'은 이를 두고 토트넘이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결국에는 손흥민과 2년 재계약을 통해 총 3년(1+2년) 동안 손흥민을 팀에 남길 거라고 내다봤다.
구단의 '리빙 레전드'인 손흥민에 대한 최대의 예우가 될 시나리오다. 토트넘에서만 400경기 이상을 소화했고 구단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꼽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유럽 커리어를 마칠 수 있도록 구단 차원에서 배려하고, 또 그만큼의 대우를 해준다면 토트넘의 위상 역시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다.
이는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해 팀의 레전드로 남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했던 손흥민에게는 해피 엔딩이 될 수 있다. 카라바오컵(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2~3시즌 정도 더 토트넘에서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은 중대한 의사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어느덧 새해가 다가와 1월부터 손흥민은 '보스만 룰'에 의해 타 팀과 자유롭게 협상할 권리를 얻는다. 다음 시즌 거취가 불투명하다. 계약 상황이 결정돼야 하는 데 1월이 되면 돈이 많은 빅클럽들이 손흥민에게 달려들기 때문에 토트넘이 연말까지 어떤 선택을 할지가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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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