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후회할 수도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에릭 텐 하흐 감독 경질 후 그를 보좌했던 뤼트 판 니스텔로이 임시 체제를 조직하는 동안 새로운 감독을 찾아 나섰고 후벵 아모림 스포르팅CP 감독을 선임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공격수였던 판 니스텔로이는 맨유를 지휘하는 동안 공격에 무게를 두는 경기 운영을 보여줬고 레스터시티외의 리그컵을 5-2 승리로 이끌었다.
첼시와 1-1 무승부 뒤 PAOK(그리스)와의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4차전도 2-0 승리, 다시 리그 레스터시티를 상대로 3-0 승리를 견인하며 무패에 죽어 있던 맨유 공격을 깨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A매치 휴식기 부임한 아모림은 곧바로 판 니스텔로이를 해임했다. 전임자 색깔 지우기를 단행한 것이다. 자기 사단으로 코치진을 꾸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현역 시절 맨유의 호시절을 견인했던 판 니스텔로이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다.
아모림은 입스위치와의 리그 12라운드를 2-2로 비겼고 이어진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의 UEL 리그 페이즈 5차전은 3-2로 승리했다. 스리백 기반의 틀을 잡은 아모림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맨유 선수들의 특징을 아직 완벽하게 모르는 것 같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여기서 판 니스텔로이가 등장한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맨유는 판 니스텔로이를 남겨 아모림 사단과의 접점 역할을 맡길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맨유는 아모림의 의견을 100% 수용했다. 맨유 전통과의 단절을 원한 짐 랫클리프 구단주의 의중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판 니스텔로이의 맨유 4경기는 구직에 큰 도움이 됐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다수 팀이 판 니스텔로이를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다. 특히 승격권에서 싸우는 번리 등이 군침을 흘렸다고 한다.
하지만, 판 니스텔로이의 선택은 승점 10점으로 16위에 머물러 있는 레스터였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과 함께 2015-16 시즌 프리미어리그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동화의 팀 레스터라는 점에서 더 이채로웠다.
레스터에는 팀의 상징인 제이미 바디가 중심을 잡고 있고 토트넘 홋스퍼 출신 해리 윙크스, 올리버 스킵과 덴마크 국가대표 빅토르 크리스텐센 등이 뛰고 있다. 공격 전개 능력이 좋은 자원들이라 판 니스텔로이와의 궁합도 잘 맞으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박지성과 현역 시절을 누볐고 말년에는 손흥민과도 뛰었다는 점에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판 니스텔로이는 "자랑스럽고 흥분된다. 레스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나 팬들 모두 훌륭하다고 알고 있다. 구단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바쳐 일하겠다"라며 강한 의지를 다졌다.
일단 전임 스티브 쿠퍼 체제에 동행했던 벤 도슨 코치가 브렌트포드전을 지휘한다. 판 니스텔로이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본 뒤 자신의 구상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당장 고민은 선수단 분위기 잡기다. 전임 쿠퍼의 경질 당시 선수들 다수는 덴마크의 나이트 클럽에서 휴식을 취하며 전전임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그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고 올라서야 하는 것이 판 니스텔로이에게 주어진 과제다.
레스터가 매력적인 팀이라는 것은 그레이엄 포터나 데이비드 모예스 등 프리미어리그 경험자들에게 접근, 선임을 시도했었다는 점이다. 이미 모국 네덜란드 명문 PSV에인트호번에서 감독을 해본 뒤 맨유에서 코치로 가교 역할을 했던 판 니스텔로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레스터 선수단 경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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