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번에 맨체스터 시티와 재계약을 맺을 경우 구단의 상황과 상관없이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팀을 떠나지 못한다.
맨체스터 시티는 여전히 재정 규정을 115건이나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점을 알고도 맨체스터 시티와 재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일(한국시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현재 53세인 과르디올라 감독의 현재 계약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10년이 넘도록 맨체스터 시티를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 애슬레틱'은 그러면서 맨체스터 시티와 과르디올라 감독의 재계약 발표가 며칠 안에 공식적으로 이뤄질 거라고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소속 유력기자 사이먼 스톤도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1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구단 측은 '디 애슬레틱'의 최초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고 있지만,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10년 동안 맨체스터 시티에 머물기 위해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다만 스톤은 '디 애슬레틱'의 보도와 달리 "새로운 계약에는 1년 더 연장되는 옵션이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과르디올라 감독의 새로운 계약 조건에 연장 옵션이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
'비인 스포츠', '가디언' 등 복수의 현지 매체들도 같은 소식을 다뤘기 때문에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체스터 시티의 새 계약이 파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명장 반열에 오른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후 2016년 맨체스터 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맨체스터 시티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시절 프리미어리그(PL)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지만, 확실한 기조를 바탕으로 구단을 세계적인 빅클럽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낸 첫 시즌에는 고전했지만, 2017-18시즌부터 '맨체스터 시티 왕조'를 세우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최초의 기록인 프리미어리그 4연패와 2022-23시즌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을 차지하며 황금기를 구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룰 만한 것들을 모두 이루자 그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브라질 국가대표팀과 연결되는 등 클럽 수준에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업적을 쌓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지도할 거라는 예상도 적지 않았다.
'디 애슬레틱'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번 시즌이 끝나면 맨체스터 시티의 풋볼 디렉터인 치키 베히리스타인과 함께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가능성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치키 베히스타인의 이탈과 우고 비아나의 합류는 지난 10월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 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후 나는 '다 끝났고,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계약이 남아 있고, 프리미어리그 4연패는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이니 한번 도전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정말 다 끝난 것 같다. 다음은 대체 무엇일까?"라며 이별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택은 잔류였다. 브라질의 레전드 호나우두가 브라질축구연맹(CBF) 회장직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약 중 하나로 과르디올라 감독 선임을 내걸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의리를 지키기로 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현재 받고 있는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인해 강등되더라도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계약서에 서명할 때 이 부분을 몰랐을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이 점을 감수하면서 맨체스터 시티에 남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새로운 계약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강등될 경우에도 계약이 해지된다는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체스터 시티의 새로운 계약은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된 115건의 혐의에 대한 구단의 심리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데일리 메일'은 이 건에 대한 판결이 2025년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매체는 "맨체스터 시티는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며, 과르디올라 감독은 구단이 조사를 받는 내내 구단의 구조를 신뢰한다고 거듭 밝혔다"며 "만약 맨체스터 시티가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고 강등된다고 해도 새로운 계약에는 계약 해지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전에도 판결과 관계없이 맨체스터 시티에 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작년에 맨체스터 시티가 징계를 받게 된다면 자신의 입장을 고려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좋은 질문이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대답하겠다"면서 "당신은 우리가 유죄를 선고받은 것처럼 의심하고 있다. 우리는 유죄가 증명되는 순간까지 무죄"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언급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어 "사람들이 원한다는 걸 안다. 선고가 내려진 뒤 여기에 와서 설명하겠다"며 "하지만 나는 구단이 이곳(프리미어리그)에 있거나 리그 원(3부리그)에 있더라도 내 미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맨체스터 시티와의 신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