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전 도중 인종차별...황희찬, 동료·울버햄튼이 나서서 보호

입력
2024.07.16 12:51
수정
2024.07.16 12:51
울버햄튼 황희찬(왼쪽)이 교체 투입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에서 활약 중인 황희찬은 16일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열린 코모(이탈리아)와의 연습경기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의 만류에도 황희찬은 끝까지 경기를 마무리하는 프로의식을 보여줬다.

◆적극적인 보호

울버햄튼의 핵심이다. 2014년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서 유럽 무대에 데뷔한 황희찬은 리퍼링(오스트리아)을 거쳐 라이프치히(독일)에 이적했다. 울버햄튼엔 2021년 둥지를 틀었다. 처음엔 임대 신분이었으나 빠르게 적응하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EPL에서 적응력을 높인 황희찬은 지난 시즌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EPL 29경기에서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이적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EPL 통산 20골을 터뜨려 박지성(19골)을 제치고 한국인 EPL 득점 순위에서도 2위로 올라섰다. 최근엔 이적설이 불거졌다. 지난 시즌까지 브라이튼(잉글랜드)을 이끌었던 로베르토 데 제르비 마르세유 감독이 황희찬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황희찬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울버햄튼은 코모와 마지막 연습경기를 끝으로 전지훈련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충격적인 사건은 후반 23분 발생했다.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이 충돌했다. 코모 수비수가 황희찬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하며 논란이 커졌다. 황희찬은 즉각 항의했고 동료들도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다니엘 포덴세는 코모 수비수에게 주먹을 휘둘러 레드카드를 받았다.

울버햄튼은 황희찬 보호에 나섰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은 상대 팀 한 선수에게 화가 나 있었다. 팀 동료들은 황희찬을 위로하고 지지했다. (다니엘) 포덴세는 행동이 조금 과했기에 퇴장을 당했다. 선을 지켜야 한다”면서 “차니(Channy·황희찬의 애칭)에게 경기 중단 여부를 물었더니 계속 뛰겠다고 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구단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것이다. 인종차별 사건은 정말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울버햄튼은 공식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인종차별은 용납될 수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강경한 대처를 예고했다.

울버햄튼 황희찬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반복되는 문제

인종차별 문제는 반복된다. 황희찬은 2022년 프리시즌에 파렌세(포르투갈)와의 경기에서 상대 팀 팬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바 있다. EPL에서 10번째 시즌을 앞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도 예외는 아니다. 손흥민도 지난해 3월 크리스탈 팰리스(이상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한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눈을 찢으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을 했고 토트넘 구단도 즉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최근에는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으나 많은 비판을 받았다. 토트넘의 미온적인 태도도 논란을 빚었다. 영국 인권단체도 목소리를 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는 계속된 인종차별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발렌시아(스페인) 팬 3명으로부터 원숭이 울음소리를 듣는 등 인종차별 피해를 입었다. 스페인 법원은 이들을 향해 징역 8개월을 선고하기도 했다. 인종차별을 향한 처벌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축구계는 인종차별을 막기 위해 각종 캠페인을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일부 관중들은 물론, 선수들까지도 인종차별을 하며 충격을 안겼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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