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갑내기 절친' 김혜성(LA 다저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젠 메이저리그(MLB)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2025시즌 총 13차례 만나는데, 이르면 6월 두 선수의 역사적인 첫 맞대결이 펼쳐질 수 있다.
김혜성은 4일(한국시간)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4억 원)에 사인했다.
그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3년간 1250만 달러(약 184억 원)를 보장받고, 이후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팀 옵션'이 포함됐다. 구단 결정에 따라 이후 2년간 950만 달러(약 140억 원)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김혜성의 계약은 극적이었다. 지난달 MLB 사무국이 김혜성의 포스팅을 공시하면서 그의 계약 '데드라인'은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7시였는데 마감 시한을 불과 3시간 남긴 시점에서 사인했다.
김혜성은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에 이어 히어로즈 출신으로 미국에 진출한 5번째 선수가 됐다.
김혜성이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이정후와 맞대결이다. 두 선수는 1999년 동갑내기로 2017년 함께 키움에 지명됐다.
둘 다 KBO리그에서 일군 업적이 화려하다. 이정후는 데뷔 첫 해 신인왕에 올랐고, 2022년에는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부터 꾸준히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이정후는 2024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663억 원)에 계약하며 빅리그 꿈을 이뤘다.
김혜성 역시 4시즌 연속 골든글러브(2021∼2024)를 수상했을 만큼 최정상급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현재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대표팀의 핵심 멤버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이정후로부터 빅리그행을 위한 많은 조언을 듣기도 했는데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1년 만에 같은 리그에서 재회한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모두 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소속으로, 2025시즌 총 13차례 정규시즌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6월 14∼1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3연전이 열리고, 7월 12∼14일과 9월 13∼15일에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각각 3연전을 갖는다. 9월 19∼22일에는 다시 다저스타디움에서 4연전이 진행된다.
김혜성의 계약에는 '마이너 거부권'이 없어 첫 시즌 꾸준히 1군에 있을지는 예상할 수 없다. 경쟁을 뚫고 26인 로스터에 진입해야 이정후를 적으로 마주할 수 있다.
한편 김혜성은 다저스 데뷔전을 일본에서 펼칠 가능성이 있다. 2024시즌 개막전을 서울시리즈(샌디에이고 상대)로 치렀던 다저스는 2025시즌 개막전은 시카고 컵스와 도쿄시리즈로 치른다.
다저스는 오는 3월 15일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16일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를 갖고 18~19일 컵스와 개막 2연전에 나선다.
첫인상이 중요한 김혜성으로서는 요미우리, 한신과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개막 2연전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