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도, 양키스도 김하성이 필요하다… 미친 듯한 루머 확산, 그런데 보라스가 만족할까?

입력
2024.12.26 05:40
 FA 시장에서 내야수 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하성 다저스와 양키스 모두 주전 2루수가 필요하고, 내야에 여러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김하성 영입에 관심을 가질 만한 팀으로 주목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는 2025년도 나란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달린다. 오프시즌에서 나름대로의 움직임을 보이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만 예전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느낌은 아니다.

양키스는 리그 정상급 좌완 투수인 맥스 프리드와 8년 총액 2억1800만 달러라는 거금에 계약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게릿 콜, 프리드, 카를로스 로돈으로 이어지는 '거액 계약 3총사'가 이끄는 선발진은 매력이 있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정상급 불펜 자원인 데빈 윌리엄스, MVP 출신 외야수인 코디 벨린저를 영입한 것에 이어 최근에는 베테랑 1루수 폴 골드슈미트까지 영입하며 1루의 불도 껐다. 하지만 팀 핵심 선수였던 후안 소토가 뉴욕 메츠와 계약하면서 빛을 잃은 점이 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연이어 영입하며 오프시즌 이슈를 모두 빨아들인 LA 다저스도 이번 겨울은 그렇게 활발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다저스는 올해 부유세(사치세)만 1억300만 달러를 냈을 정도로 팀 연봉 관리가 녹록치 않다. 양키스 또한 이미 리그에서 손에 꼽힐 만한 연봉을 지불하고 있는데다 프리드에 2억 달러 이상을 썼으니 여유가 많지 않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의 마크 페인샌드는 "양키스가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선수를 더 영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 팀의 향후 보강은 저렴하면서도 팀에 꼭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름이 바로 김하성(29)이다. 두 팀은 유격수 포지션에 무키 베츠(LA 다저스), 앤서니 볼피(뉴욕 양키스)라는 확실한 자원들이 있다. 반대로 2루는 불안하다. 여기에 내야 백업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김하성은 딱 들어맞는 자원이다. 구체적인 협상 소식보다는 김하성이 두 팀에 어울린다는 논조의 칼럼들이 많은 상황이나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연결될 만한 조합이다.

다저스는 내년 개막 유격수로 베츠를 낙점했지만, 2루는 아직 확실한 선수를 낙점하지 못했다. 개빈 럭스가 기대를 모았으나 유망주 시절의 기대 성장 속도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양키스는 역시 구단 내 유망주 출신인 글레이버 토레스가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갔다. 토레스의 유턴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볼 때, 역시 2루수 보강이 필요하고 올해 혹사 논란이 일어났던 볼피의 휴식 시간을 커버할 유격수가 필요하다.

결정적으로 김하성의 가치가 당초 예상보다는 낮아졌다.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함과 동시에 공격에서도 가치를 드러내며 가치가 치솟은 김하성이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연장 계약에 총액 1억 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시즌 성적이 도드라지지 않은데다, 시즌 막판 어깨 부상까지 당하며 수술대에 오른 게 결정타였다. 2025년 시즌 개막전 대기가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아직 어깨 상태를 실전에서 검증받지 못했으니 구단들이 머뭇거리는 것도 당연하다. 김하성의 에이전시인 스캇 보라스는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급하기보다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타이밍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김하성을 싸게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재정적 여력이 크지 않지만 2루수 및 내야수 보강은 필요한 다저스와 양키스가 이론상으로 계속 연계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그와 별개로 김하성의 에이전시이자,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한의 대박을 꿈꾸고 있을 스캇 보라스가 선호할지는 의문이다. 두 팀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면 계약 기간을 최대한 짧게 해 재정적 부담을 줄일 것이 유력하고, 보라스가 원하는 방향과 완벽히 상충되기 때문이다.

아직 스프링트레이닝까지는 한 달 반 이상의 시간이 남았고, 김하성도 이제 캐치볼 등 본격적인 재활 및 기술 훈련에 들어간 만큼 보라스로서는 급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유의 '끝장 승부'로 여러 성과를 이끌어 낸 경험이 있는 만큼 급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시장 판세를 읽으면서 많은 팀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 낼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라는 1년 재수에도 조건을 덕지덕지 붙일 수 있다.

보라스는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하는 에이전트다.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에도 그랬다. 우선 부활에 성공한 코디 벨린저 계약이었다. 벨린저는 생애 최대의 대박 기회인 만큼 장기 계약을 원했다. 하지만 1년 반등이라는 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반응이 그렇게 뜨겁지 않았다. 벨린저는 총액 2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원했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7~8년 계약 기간이 동반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 조건을 맞춰주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보라스는 오프시즌 막판 옵트아웃 조건을 넣어 벨린저에게 퇴로를 열어줬다. 기본적으로 시카고 컵스와 3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대신 매년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넣었다. 성적이 대박을 치면 다시 FA 시장에 나오면 되고, 최악의 경우라도 3년 800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벌면 되는 구조였다. 이후 보라스는 맷 채프먼과 샌프란시스코의 계약도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채프먼의 가치가 오르지 않자 3년 5400만 달러에 계약하고 역시 매년 옵트아웃을 넣었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채프먼은 6년 총액 1억510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했다. 미아가 되는 것도 막았고, 궁극적으로 원하는 수준의 계약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블레이크 스넬이었다. 스넬 역시 구단들의 엇갈리는 평가 속에 FA 시장에서 원하는 계약 규모를 따내지 못했다. 그러자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라는, 사실상의 재수를 선택하면서 옵트아웃 조건을 넣었다. 연간 3100만 달러라는 거금을 확보하고 추후 대박의 기회를 엿본 것이다. 스넬은 2024년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고 끝내 옵트아웃 이후 다저스와 5년 총액 1억8200만 달러라는 거액에 사인했다. 이처럼 보라스는 최악의 경우라도 김하성에 여러 가지 옵션을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당장 계약보다는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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