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2305억 연장 계약을 왜 거절해서…FA가 패착이었다, 갈 곳 없는 226홈런 거포

입력
2024.12.26 05:47
[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연장 계약을 거절하고 FA 도전을 한 게 패착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226홈런을 기록 중인 ‘북극곰’ 피트 알론소(30)가 원소속팀인 뉴욕 메츠 말고 갈 곳이 없는 신세가 됐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알론소의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메츠 잔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이 1루수를 영입하면서 알론소를 찾을 팀이 크게 줄었다. 

양키스는 폴 골드슈미트와 1년 1250만 달러에 FA 계약했고, 휴스턴은 크리스티안 워커를 3년 6000만 달러에 FA 영입했다. 클리블랜드도 FA 카를로스 산타나를 1년 1200만 달러에 계약하며 5년 만에 복귀시켰고, 애리조나는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에서 조쉬 네일러를 데려왔다. 워싱턴도 트레이드로 나다니엘 로우를 받아 1루 빈자리를 채웠다. 

1루수가 필요한 팀들이 저마다 다른 선수들을 하면서 알론소는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 ‘MLB.com’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25일 ‘MLB 네트워크’에서 “리그 관계자, 에이전트 등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모두 알론소가 메츠에 돌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계약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알론소는 지난해 6월 메츠로부터 7년 1억5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305억원에 달하는 대형 연장 계약을 제안받은 바 있다. FA까지 1년 반이 남은 시점으로 메츠는 프랜차이즈 스타 알론소를 붙잡기 위해 일찌감치 연장 계약을 제시했다. 2022년 시즌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8년 1억6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1루수 맷 올슨을 기준으로 삼았다. 메츠가 알론소에게 건넨 제안은 올슨보다 총액은 적지만 연평균 금액이 높았다.

하지만 알론소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시즌 후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고용했다. 보라스는 “꾸준하게 40홈런을 칠 수 있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내야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중심타자는 향후 몇 년간 FA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성기 나이에 엘리트 수준의 생산성과 내구성을 갖춘 선수는 대부분의 팀에서 볼 수 없다. 뉴욕에서 검증된 선수이기도 하다”고 알론소를 띄웠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년 반 전 연장 계약을 수락하지 않은 게 알론소에겐 큰 패착이 됐다. 알론소는 올해 162경기 모두 출장했지만 타율 2할4푼(608타수 146안타) 34홈런 88타점 OPS .788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일발 장타력은 확실하지만 정확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생산력이 하락했고, 1루 수비와 주루에 있어선 리그 하위권이다. 

나이도 30대로 접어들면서 알론소에게 선뜻 장기 계약을 주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LA 에인절스를 알론소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팀으로 꼽았지만 최대 2억 달러를 노리는 알론소의 눈높이에 맞춰줄 여력이 없다. 

[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0cm, 111kg 거구의 우투우타 1루수 알론소는 2019년 메츠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데뷔 첫 해부터 53개의 홈런을 치며 내셔널리그(NL) 홈런왕에 등극, 신인상도 차지했다. 2021년 37개, 2022년 40개, 2023년 46개, 올해 34개로 6시즌 통산 226홈런을 기록 중이다. 2022년에는 130타점으로 이 부문 NL 1위에 올랐고, 지난해까지 OPS .800 이상으로 타격 생산력을 유지했다. 

6시즌 통산 성적은 846경기 타율 2할4푼9리(3139타수 781안타) 226홈런 586타점 OPS .854. 올스타에 4번 선정됐고, 홈런더비 우승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파워 면에선 리그 최고다. 큰 체구에 비해 부상도 거의 없다. 데뷔 후 6년간 24경기만 결장, 경기 출장률이 97.2%에 달한다. 충분히 대형 계약 따낼 만한 커리어를 보냈지만 최근 2년 연속 삼진율 증가(18.7%→22.9%→24.7%) 속에 타격 지표가 떨어진 게 뼈아프다. 

여전히 1루가 비워진 상태인 메츠는 알론소와의 재결합에 문을 열어놓았다. 다만 알론소의 가치가 낮아지면서 1년 반 전 5년 1억5800만 달러 조건을 다시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라스라면 옵트 아웃을 포함한 2~3년 계약으로 FA 재수를 노릴 수도 있다. /waw@osen.co.kr

[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사진] 피트 알론소.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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