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내야수 김하성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연결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간) 각 팀이 윈터미팅에서 보강하려는 포지션을 소개했다. 매체는 디트로이트의 과제로 오른손 타자 보강을 꼽으면서 김하성의 이름을 언급했다.
MLB.com은 "디트로이트는 오른손 타자와 선발투수 보강을 목표로 오프시즌에 돌입했다. 두 가지 모두 디트로이트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로스터의 포지션 유연성이 있는 만큼 팀의 선택지는 많지만, 내야 왼쪽(유격수·3루수)에 세울 타자가 필요해 보인다. FA 시장에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디트로이트는 알렉스 브레그먼과 김하성 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유망주를 활용해 젊은 선수 또는 단기 계약을 맺은 선수와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도 "디트로이트가 김하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번 오프시즌에 김하성과 연결됐으나 샌프란시스코는 (김하성과 포지션이 같은) 윌리 아다메스를 영입하면서 김하성 영입전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추측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약 558억원)에 계약한 김하성은 2024시즌 종료 후 800만 달러(약 114억원) 규모의 상호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FA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내야진 보강이 필요한 팀들과 계속 연결됐다. 샌프란시스코도 그 중 한 팀이었다. 자연스럽게 KBO리그 시절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하성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의 재회 여부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은 김하성이 아닌 아다메스였다. MLB.com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8일 아다메스와 7년 1억 8200만 달러(약 2601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종전 기록은 2013년 버스터 포지의 1억 6700만 달러(약 2387억원)였다.
샌프란시스코가 아다메스를 품으면서 김하성으로선 선택지가 하나 줄게 됐고, 이정후와의 재회도 불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하성을 영입할 만한 팀으로 디트로이트가 거론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올해 86승76패(0.531)의 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를 차지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와일드카드에서 2승을 거뒀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는 2승3패에 그치면서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MLBTR은 "순수한 야구의 관점에서 건강한 김하성은 여러모로 디트로이트에 이상적이다. 주력, 콘택트, 선구안을 갖춘 그는 도루와 출루율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무른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라인업에 좌타자가 많은 만큼 김하성이 가세하면 라인업이 더 풍성해진다. 또 여러 내야 포지션에서 탄탄한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인 만큼 3루수, 유격수 자리에 대한 팀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팀에 유격수 자원이 없는 건 아니다. 하비에르 바에즈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으며, 8월 말 부상으로 이탈한 뒤에는 트레이 스위니가 바에즈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다만 디트로이트가 김하성을 품는다면 좀 더 내야진 구성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게 매체의 예상이다.
MLBTR은 "스위니는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만약 디트로이트가 김하성을 영입하면 김하성이 재활을 끝낼 때까지 바에즈와 스위니에게 유격수를 맡길 수 있고, 이후 김하성을 3루수, 유격수 중에서 어느 포지션에 기용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역시나 현시점에서 가장 큰 변수는 김하성의 복귀 시점이다. 김하성은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어깨 관절순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일찍 시즌을 마쳤다.
MLBTR은 "김하성은 계약 규모를 예상하기 어려운 FA"라며 "김하성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김하성이 4월 말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지만,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은 7월까지 복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팀 입장에서) 김하성에게 4∼5년 보장 계약을 제안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2025년 시즌 종료 뒤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2년 계약이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물론 보라스는 창의적인 계약을 제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0~13일 미국 댈러스에서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진행되는 가운데, 윈터미팅을 전후로 팀들의 움직임이 더 빨라질 수 있다. 김하성에게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하성이 어느 팀 유니폼을 입고 2025시즌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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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