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행 가능성 높지 않을걸?
일본의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그에 대한 관심이 연일 뜨겁다.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미국 언론에서는 수많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MLB닷컴은 사사키가 FA(자유계약선수)로 미국에 진출한다면 3억 달러(약 4214억 원)를 받을 수 있다는 평가까지 했다.
이 모든 관심은 결국 사사키가 과연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인지에 쏠린다. 일본인 선배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있는 LA 다저스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올 시즌 지바 롯데에서 사사키와 함께 뛴 사이영상 수상 출신 댈러스 카이클이 “사사키가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인터뷰까지 했다.
그러나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오히려 다저스행이 어렵다는 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신시내티 전 단장 출신의 컬럼니스트 짐 보든은 14일 ‘디 애슬레틱’을 통해 “사사키가 다저스에 갈 가능성은 낮으며 샌디에이고, 탬파베이, 뉴욕 메츠, 애틀랜타쪽이 유력하다. 그 밖에도 경쟁에 참가하는 팀이 많다”고 전했다.
그가 밝힌 다저스행 희박 이유는 사사키가 미국에서 뛸 경우 2030년 이후에나 FA가 되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사키는 25세 미만이기 때문에 국제 아마추어 사이닝보너스 풀 규정에 따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야 한다.
그가 FA가 되기 전에 소득을 최대화하려면 스폰서 계약이 중요한데, 다저스에는 이미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이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뉴욕 메츠 센가 고다이가 야마모토보다 훨씬 많은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도 팀에 오타니와 같은 거물이 없고 뉴욕 시장을 바탕으로 스폰서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아직은 더 다듬어야할 사사키에겐 구단의 육성 시스템이 잘 갖춰진 팀이 필수적이다. 다저스보다는 샌디에이고, 탬파베이, 뉴욕 메츠 등이 훨씬 유리하다는 게 보든의 주장이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만 38세의 베테랑 다르빗슈가 있어 사사키가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으면서도, 스폰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유력 구단으로 꼽았다.
시속 165㎞를 던지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이끈 20대 투수를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는 만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영입 경쟁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뜨거워질 전망이다. 사사키는 각 구단들의 비전과 제반 조건 등을 지켜보면서 행선지를 고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