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격파' 류중일 감독 활짝 웃었다…"곽빈 호투, 김도영에게 찬스 살린 게 결정적…한일전 최승용"

입력
2024.11.14 23:07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김도영이 5타점을 쓸어 담은 뒤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한국야구대표팀이 '2024 프리미어12'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김도영은 멀티 홈런으로 5타점을 쓸어 담으면서 왜 그가 현재 지금 한국 최고 타자인지 증명했다.

한국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쿠바와 2번째 경기에서 8-4로 이겼다. 한국은 현재 조별리그 성적 1승1패를 기록한 가운데 15일은 다시 타이베이돔으로 이동해 일본과 조별리그 3번째 경기를 치른다. 한국의 슈퍼라운드 운명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한일전이 될 전망이다.

1승이 절실한 경기였다. 한국은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하면서 기세가 살짝 꺾인 상태였다. 한국은 쿠바전 선발 라인업을 홍창기(좌익수)-신민재(2루수)-김도영(3루수)-윤동희(우익수)-박동원(포수)-나승엽(지명타자)-문보경(1루수)-박성한(유격수)-최원준(중견수)으로 새로 짰고, 선발투수는 곽빈으로 낙점했다.

곽빈과 타선 모두 류 감독의 기대에 200% 부응했다. 곽빈은 4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5회초 무사 1, 2루 위기부터는 소형준을 시작으로 불펜이 가동됐다. 소형준(1⅔이닝)-곽도규(⅓이닝)-이영하(1이닝 1실점 비자책점)-김택연(0이닝 3실점)-정해영(1이닝)-박영현(1이닝)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김도영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위 타선에 배치된 박성한은 4타수 2안타, 최원준은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타선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한국은 2회말 대거 6점을 지원하면서 곽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대만전 패배에도 '이길 수 있다'던 김도영은 만루 홈런으로 자신감의 이유를 설명했다. 2사 후 문보경이 좌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박성한이 좌익수 왼쪽 안타를 때려 2사 1, 2루를 만들었다. 박성한이 2루를 훔치며 2, 3루로 상황을 바꿨고, 최원준이 유격수 앞 적시타를 때려 1-0 선취점을 뽑았다.

한국의 2사 이후 집중력은 계속됐다. 홍창기가 볼넷을 얻어 만루가 된 가운데 신민재가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 2-0이 됐다. 쿠바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는 궁지에 몰렸고, 김도영에게 일격을 당했다. 김도영은 좌월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순식간에 6-0으로 거리를 벌렸다. 한국이 대만에 만루포를 허용하며 흘렸던 눈물을 깨끗하게 지우는 김도영의 만루포였다.

쿠바 선발투수 모이넬로는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에이스로 시속 158㎞를 웃도는 강속구를 자랑하는데, 이날은 마운드에서 전혀 위력적이지 못했다. 모이넬로는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에 그쳤다.

아르만도 욘슨 쿠바 감독은 모이넬로의 투구와 관련해 "선발투수가 감기에 걸린 것 같다.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같다"고 총평했다. 곽빈 ⓒ 연합뉴스 만루 홈런을 치고 배트를 던진 김도영 ⓒ 연합뉴스

한국은 6회말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물꼬를 텄다. 쿠바는 유스니엘 패드론에서 파벨 브루스로 마운드를 교체했는데, 이어진 2사 2루에서 최원준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7-0으로 더 도망갔다.

7회초 한국의 이날 첫 실점이 나왔다. 이영하가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선 대타 무히카가 3루수 오른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한국의 실책 행진이 이어졌다. 왈터스를 포수 땅볼 포구 실책, 산토스를 1루수 땅볼 포구 실책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영하는 발도퀸을 우익수 뜬공, 아루에바레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2사 만루까지 버텼다. 이어 데스파이네를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고비를 넘기나 싶었는데, 타구가 이영하의 글러브 상단을 맞고 튀어 2루수 쪽 내야안타가 됐다. 이때 3루주자 무히카가 득점해 7-1이 됐다. 이영하는 아쉬움을 삼키고 다음 타자 마르티네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최소 실점으로 잘 버텼다.

김도영이 멀티홈런을 터트리며 왜 이번 대회에 주목해야 할 슈퍼스타인지 한번 더 입증했다. 김도영은 7회말 1사 후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8-1로 다시 거리를 벌렸다.

8회초 등판한 대표팀 막내 김택연이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선두타자 드레이크를 좌전 안타로 내보낸 가운데 기베르트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아 순식간에 8-3으로 쫓겼다. 이어 하파엘 비냘레스에게 좌월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아 8-4까지 좁혀졌다. 김택연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고, 정해영이 8회 아웃카운트 3개를 책임지면서 막내의 짐을 덜어줬다. 9회에는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남은 아웃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류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발투수인 곽빈이 초반 경기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 공격에서는 2회 타선 연결이 잘돼서 김도영에게 찬스를 잘 살린 게 결정적인 승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맹타를 휘두른 김도영은 "무엇보다 오늘(14일) 이겨서 기분 좋다. 그냥 오늘 최근 감이 나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 오늘 1회에 모이넬로의 공이 좋다고 느껴서 직구에 늦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직구를 노리고 들어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빈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우리나라 선수 (김)도영이가 홈련을 쳐 줘서 마음 편하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14일 한일전을 책임질 선발투수는 좌완 최승용이다. 최승용은 올해 부상 여파로 12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27이닝,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승리에 기뻐하는 한국 선수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최승용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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