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수에 대한 질문을 받아도 장소연 감독의 대답은 같았다. 고마움과 대견함을 표했다.
페퍼저축은행이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3-1(25-21, 13-25, 25-19, 26-2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창단 이후 첫 3연승이다. 테일러 프리카노(등록명 테일러)-이한비-박정아 삼각편대가 IBK기업은행전에 이어 또 한번 동반 활약을 펼쳤고, 한다혜의 탄탄한 수비와 박사랑의 다채로운 경기 운영도 빛났다.
승장 장소연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장 감독은 “경기 전날 훈련 때 선수들의 몸이 좀 처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경기에 들어갈 때 선수들에게 우리에게는 기세가 있으니 그걸 믿고 해보자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좋은 경기를 해낸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장 감독은 이후 선수들에 대한 대견함과 고마움을 연이어 표했다. 먼저 테일러에 대해 장 감독은 “살짝 흔들린 구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잘해줬다. 아마도 지난 경기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통해 자신감을 더 얻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서 박정아에 대해서도 “주장 역할을 너무나 책임감 있게 잘 수행해주고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 주장이 쉬는 날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솔선수범이다. 역대통산 6000득점 달성도 축하한다. 앞으로도 대기록을 써나가길 바란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장 감독의 칭찬 릴레이는 계속됐다. 그는 “박사랑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 팀이 한 시즌을 치르는 동안 부상 변수는 계속 발생한다. 이원정이 다친 공백을 박사랑이 잘 메워주고, 박사랑이 흔들릴 때는 또 박수빈이 들어가서 잘해주고 있다. 팀이 조화롭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한 염어르헝에 대해서도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다. 지난 경기가 첫 풀세트 경기 소화였다. 지금 코트 안에서 동선이 겹치거나 하는 문제가 나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잘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칭찬을 건넨 장 감독이었다.
끝으로 장 감독은 또 한 번의 감사를 전했다. 그 대상은 바로 페퍼저축은행의 팬들이었다. 그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팀이 최근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있는 것은 팬 여러분들이 힘든 시간에도 꾸준히 우리를 응원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하겠다”며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한편 현대건설은 자력 선두 등극의 기회를 놓쳤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공격에서 분투했고 이다현이 블로킹 4개를 잡았지만 이것으로는 승리까지 닿을 수 없었다. 특히 4세트는 24-22 세트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뒤에 내리 4실점을 하며 내준 것이라 충격이 컸다.
강성형 감독의 표정 역시 어두웠다. 강 감독은 “전체적으로 밀렸다. 높이, 스피드, 조직력까지 모든 면에서 밀렸다. 가운데에서도 밀렸고, 사이드에서도 밀렸다. 페퍼저축은행의 경기력은 굉장히 좋았고, 반면 우리는 코트 위에 불안감이 너무 많았던 경기였다. 크게 할 이야기가 없는 경기 같다”는 짧은 코멘트를 남긴 채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