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기는 맛 알아버린거야?' 꼴찌의 반란...페퍼, 현대건설 또 잡았다 '3연승 질주' [수원 현장]

입력
2025.01.12 18:06
수정
2025.01.12 18:36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3세트 잡아내고 기뻐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진짜 이기는 맛 알아버린 거야?

페퍼저축은행이 다시 한 번 대어를 낚았다. '우승후보' 현대건설의 1위 등극을 저지하며, 3연승을 내달렸다.

페퍼저축은행은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1(25-21, 13-25, 25-19, 26-24)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 승리로 3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직전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5세트 승리를 거둔 상승세를 이었다. 또, 올스타 브레이크 전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현대건설을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친 데 이어 두 라운드 연속 승리를 따내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확실히 했다. 승점 24점이 된 5위 페퍼저축은행은 4위 기업은행을 8점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창단 후 3년간 시즌 승점이 3점-5점-5점이던 최약체 막내 페퍼저축은행은 이제 봄 배구를 향한 실낱 같은 희망도 살릴 수 있게 됐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작전 전달하는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현대건설은 개막 14연승으로 1위를 질주하던 흥국생명이 연승 종료 후 1승5패로 무너지는 틈을 타 턱밑 추격을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현대건설 승점 43점, 흥국생명 45점으로 승점 3점을 더하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등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의 강한 저항에 가로막혔다. 1위 등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1세트 초반은 현대건설 흐름이었다. 시작하자마자 연속 3점을 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페퍼저축은행은 무너지지 않고 경기를 바로 뒤집어버렸다. 끈질긴 수비와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현대건설을 흔들었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지켜보는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은 경기 전 "3라운드 마지막 현대건설전 승리, 그리고 직전 기업은행전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고기도 먹어본 자가 먹는다고 하지 않나. 우리 선수들도 승리를 맛보며 점점 자신감을 얻고있는 것 같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그 자신감이 1세트부터 표출됐다.

V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테일러가 맹활약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모마가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꼬였다. 페퍼저축은행은 1세트 24-17까지 앞서며 손쉽게 세트를 가져왔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득점 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현대건설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하지만 현대건설도 홈에서 1위 등극 기회를 쉽게 놓칠 리 없었다. 모마가 점점 살아났고, 반대로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와 이한비의 범실이 연속으로 쏟아져나왔다. 14-8 현대건설 리드 상황서 양팀이 엄청난 랠리를 벌였는데, 고예림의 마지막 득점포가 터지면서 사실상 2세트는 현대건설쪽으로 기울었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득점 후 기쁨을 나누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하지만 장 감독의 말처럼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초반부터 현대건설을 다시 압박했고 테일러와 이한비의 득점포를 앞세워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여기에 장위의 서브 득점까지 터지며 10-6으로 앞서나갔다. 현대건설이 따라올만 하면 테일러가 후위공격, 이동공격 가리지 않고 상대 코트를 맹폭했다. 페퍼저축은행 기에 눌린 현대건설은 범실로 자멸했다.

현대건설의 운명이 달린 4세트. 앞선 세 세트와 달리 접전이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2~3점차 리드를 계속해서 지켰다. 19-17 현대건설의 리드 상황서 나온 양효진의 블로킹이 양팀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몰고가는 듯 했다. 하지만 22-24 세트포인트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페퍼저축은행이 경기를 26-24로 뒤집어버렸다. 적시에 이한비의 서브 득점, 염어르헝의 승리 확정 블로킹이 나왔다. 극적으로 만들어낸 승점 3점이었다.

12일 수원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득점 후 기쁨을 나누는 페퍼저축은행 테일러, 박사랑.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1.12/


테일러는 이날 24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고비 때마다 귀중한 득점을 만들었다. 이한비의 20득점도 빛났다. 장위, 박정아가 각각 12득점씩을 보태며 승리에 기여했다.

한편, 남자부는 KB손해보험이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25-18, 25-23, 18-25, 19-25, 15-10)으로 물리치고 구단 최다 연승 타이인 6연승을 달렸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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