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에서 ‘외국인선수 자유계약 선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제도가 아니라, 각 구단이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원하는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남녀부 14개 구단 사무국장을 대상으로 실무위원회를 열었다. 내년 KOVO컵과 올스타전,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계획 등이 주요 안건이었는데, 자연스레 외국인선수 자유계약 선발에 관한 논의로 이어졌다.
사실 외국인선수를 자유롭게 선발하는 방식은 V리그에 낯설지 않다. 2005년 출범한 V리그는 2006~2007시즌 자유계약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속되지 않았다. 2015~2016시즌 여자부가 먼저 트라이아웃에 나섰고, 2016~2017시즌 남자부가 뒤따랐다.
그런데 최근 자유계약을 원하는 구단이 늘었다. 2024~2025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사례가 급증해서다. 특히 남자부에선 절반 이상이 정규리그 1라운드에 교체를 결정할 만큼 심각했다.
과장을 보태 ‘팀 전력의 8할’로도 볼 수 있는 외국인선수를 당장 수급해야 하는데, 현행 규정에 따르면 트라이아웃 참가자 중에서만 대체할 수 있다. 하지만 괜찮은 선수는 대부분 소속팀이 있고, 다른 국가의 리그도 시즌을 시작해 대체 선수층이 넉넉하지 않다. 수요와 공급의 심한 불균형 때문에 많은 이적료도 요구받았다.
일단 현장에선 ‘자유계약 제도 재도입’에 힘이 실린 분위기다. 실무위원회에서 얼마간 공감대가 형성됐다. 시행 시점과 방법에선 온도차가 있는데,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부상에 대비해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바꾸거나 대체 선수만 몸값 상한선을 정하고 자유계약으로 뽑는 식이다.
그러나 자유경쟁 시대에 트라이아웃은 그 자체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제도가 시작된 배경에는 ‘형평성’이 있었다.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일부 구단의 입장을 재정이 괜찮은 팀들이 받아들였다. 그 결과 팀간 격차가 줄었으나, ‘하향평준화’가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실력이 압도적인 선수들은 공개 검증을 원치 않는다. 여러 구단 관계자는 “S급 선수는 트라이아웃이 필요 없다. 뒷돈 등에는 강한 제재를 하되, 각자의 형편에 따라 선수를 찾으면 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