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에도 두 개의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모두 K리그1 팀이 잔류에 성공했다. 전북 현대는 지난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에서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에 2-1로 역전승, 강등 고비를 넘겼다.
K리그1 최다 9회 우승의 명문 구단인 전북은 리그 10위로 추락하며 승강 PO에 몰랐으나, 지난 1일 1차전에서 2-1 포함 합계 4-2로 앞서 창단 첫 강등의 위기를 모면했다.
K리그2 팀에 ‘1부 승격’은 바늘구멍이다. 2013시즌부터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승강 플레이오프가 치러진 것은 총 14회(2020시즌 미실시)다. 이 가운데 K리그2 팀의 승격은 단 6차례 뿐이다. 첫 4시즌간 승격 도전에 나선 K리그2 4팀 모두가 승격에 성공했지만, 2017시즌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 10번의 승강 PO에서 K리그1의 잔류가 8차례 ‘1부 방어’에 성공했다. 올해도 전북에 앞서 K리그1 대구FC도 충남아산과 승강 PO에서 1차전 3-4 패배를 극복하며 2차전 홈 경기에서 연장 끝에 3-1로 승리, 합산 스코어 6-5로 앞서며 K리그1에 잔류했다.
낮은 승격 가능성을 뚫은 팀은 2019시즌 부산 아이파크(경남FC 상대 0-0, 1-0)와 2022시즌 대전하나시티즌(김천 상무 상대 2-1, 4-0)이다.
결국은 스쿼드 뎁스가 차이를 만든다. 승강 PO에서 경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K리그2 팀들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런데 대부분 1차전에서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도 2차전에서는 K리그1 팀들이 승리를 가져가는 패턴이 이어진다. 이번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자동 승격의 기회를 잡은 FC안양 유병훈 감독은 “K리그2에서 전술적으로 많은 준비를 한다지만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 등 스쿼드 차이가 기본적으로 K리그1 팀과 차이가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강등에 대한 부담감이 큰 K리그1 팀이 1차전에 힘든 경기가 되지만, 2차전부터는 전력 차와 선수층에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승격 PO에서 외국인 선수 출전, 22세 이하 출전에 따른 교체 횟수 등을 K리그2 규정에 맞추고, 2022년부터는 기존 ‘1(자동 승격)+1(승강 PO)’을 ‘1+2’로 바꿔 승격 도전 티켓을 늘렸지만 가시적으로 확률 증가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병훈 감독은 “K리그2 팀이 일정상으로도 불리한 면이 있다. K리그2가 적게는 2주, 많게는 3~4주 정도 일찍 끝난다. 선수들이 훈련하면서 진이 빠진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체력적인 열세는 스쿼드로 채울 수 있는 K리그1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쉽게 승격 찬스를 놓친 이랜드 김도균 감독도 “K리그2 외국인 선수들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술적으로나 확실히 기량 차는 좁혀진 면이 있다고 본다. 그래도 K리그1 팀을 상대로 2경기 모두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것은 어렵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 차이는 아직 크다”며 “K리그2에서 승격하기 위해서는 리그 1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K리그2 팀이 잘해서 기회를 얻는 팀인 만큼 승격 기회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1·2부간 전력 차이가 나는 만큼 K리그2 팀에 다이렉트 승격 기회가 2장 주어지면 좋겠다는 현장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점점 ‘강등 위험성’이 높아지는 K리그1에서도 불만도 터져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한 K리그2 감독은 “(승강 PO)지금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단판승부로 하면 이변의 가능성이 높아져 더 흥미로운 경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