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벼랑 끝에 섰다’ 스포츠윤리센터, 정몽규 축협회장 ‘직무태만’ 홍명보 감독 ‘무혐의’

입력
2024.11.20 18:54
‘직무태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 결국 수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20일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에 따르면 스포츠윤리센터는 정 회장이 업무상 성실의무를 어겼다고 판단해 지난 8일 문화체육관광부 징계를 요청하는 조처를 의결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이어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도 협회 운영 전반에 여러 하자가 발견됐다”며 “확인된 위반 행위에 대해 상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월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한 윤리센터는 정 회장이 회장으로서 협회 임직원이 규정대로 일하는지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이같은 조처를 내렸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뒤 김정배 상근부회장이 임의로 행정 처리한 것을 정 회장이 승인한 부분이다. 김 부회장이 이사회 없이 별도 회의를 열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장의 권한을 위임한 조처부터 규정상 근거가 없다는 판단이다. 윤리센터는 김 부회장도 “권한을 남용했다”며 문체부에 징계를 요청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이사 역시 직무태만과 권한남용 혐의로 징계 대상에 올랐다. 이 이사가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 홍 감독을 차례로 만난 뒤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면접 내용을 공유하지 않고 홍 감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부분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언론에 회의 내용이 유출될 걸 우려했다는 이 이사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이사는 지난 7월 “홍명보 감독을 뵙고 내가 (최종) 결정한 뒤 위원분들을 다시 소집해서 미팅해야 하지만, 다시 미팅하게 되면 언론이나 외부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 이 이사는 홍 감독과 면담 내용을 객관적인 증빙 자료로 남겨두지 않았다. 이에 윤리센터는 객관성·공정성을 저해했다고 봤다.

정 회장은 지난 5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발표에서 중징계 대상자로 지목됐다. 다만 문체부는 징계 주체가 축구협회 공정위라고 규정하면서 “국민 눈높이, 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사건의 중심에 선 홍 감독은 ‘무혐의’다. 윤리센터는 홍 감독에 대해서는 자신이 선발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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