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축구계 큰어른' 허정무 전 감독이 선전포고를 하면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전쟁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2일 회장선거관리규정 일부를 개정하면서 회장 선거 일정도 공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존 '선거관리위원회'의 명칭이 '선거운영위원회'로 변경되고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금지행위, 기탁금의 반환 등에 대한 내용이 보다 상세하게 적시되었는데, 이는 대한체육회가 산하 종목단체에 권고한 회장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준용한 것이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 12일까지 구성되며, 후보자 등록기간은 12월 25일부터 27일까지이다. 회장 선거는 2025년 1월 8일에 실시되며 새로운 회장의 임기가 시작되는 내년 정기총회일은 1월 22일이다. 즉 정몽규 현 회장의 임기는 2025년 1월 21일까지다.
정몽규 회장의 4선 의지는 분명해 보였다. 초유의 국회 출석 때 4선 도전 의지를 질문 받았는데 정몽규 회장은 부인하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단독 출마 후 당선이 돼 3선을 이어가고 있는데 4선 의지도 분명한 상황이다. 아직 공식 선언은 없으나 축구계에선 당연히 4선 도전을 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몽규 회장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특히 3선 시기에 엄청난 논란이 많았다. 비리 축구인 사면을 시작으로 정상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현장 중심 의견 대신 탁상공론 행정으로 비판을 받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후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대표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이들이 많았다.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도 중심에 있었고 정몽규 회장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다.
K리그 클럽 구단주로 시작해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거쳐 대한축구협회 회장까지 오랫동안 축구계에서 일한 경험과 노력은 인정이 돼도 최근 행보와 매우 부실한 성과는 4선 도전을 하는 정몽규 회장에게 큰 악재가 될 전망이었다. 문제는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었다. 하마평에 오른 이들은 많았지만 누구도 먼저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정몽규 회장의 대적할 거라고 외친 이가 없었다.
허정무 전 감독이 시작을 끊었다. 허정무 전 감독은 18일 '인터풋볼'과 통화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 대한축구협회장직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번 주 내에 공식적으로 말하려고 한다. 기자회견장을 구하지 못하면 다음 주로 미뤄질 수는 있다"고 말하면서 대한축구협회 회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허정무 전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계 전설로 선수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였고 은퇴 후에도 국가대표 감독만 3번을 역임했다. 포항제철 아톰즈,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등 K리그를 이끌었고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을 맡으며 행정가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축구계 큰 어른이자 선수, 감독, 행정가로 모든 경험을 한 인물이다.
허정무 전 감독의 출마 선언으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새 국면을 맞았다. 축구계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며 앞으로 또 다른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난 한국 축구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고 외치던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명분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3년 전과 달리 단독 출마 가능성은 완전 사라졌다. 논란의 대한축구협회를 이끌 차기 회장 선거 전쟁은 본격 서막을 알린 듯하다.<저작권자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