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이 생각났다.”
프랑스 축구 전설 지네딘 지단을 소환한 황인범(28·페예노르트)은 팔레스타인전에서도 ‘마에스트로’로 활약할 전망이다. 상대의 촘촘한 수비를 뚫기 위해서는 이번에도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6차전을 치른다. 5경기 무패(4승 1무)를 질주하며 조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이 팔레스타인을 꺾고 5연승을 거두면, 월드컵 본선 진출은 더욱 가까워진다.
대표팀 중원 사령관인 황인범은 팔레스타인전에서도 어김없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우(알아인)와 3선 미드필더로 짝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황인범이 조금 더 공격 지역으로 많은 패스를 넣는 역할을 책임질 예정이다.
상대 팔레스타인은 지난 9월처럼 객관적 전력 차를 인정하고 밀집 수비 전술을 꺼내 들 확률이 높아 보인다. 한국은 두 달 전 안방에서 팔레스타인의 두 줄 수비를 뚫는 데 애먹었고, 졸전 끝 득점 없이 비겼다. 3차 예선 반환점을 돈 현재, 팔레스타인은 홍명보호가 유일하게 꺾지 못한 팀이다.
지난 맞대결과 비슷한 양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황인범이 전방으로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와 크로스가 필요하다. 팔레스타인은 한국의 스트라이커와 2선 공격수들을 타이트하게 마크한 바 있다. 공격수들이 팔레스타인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여유를 갖기 위해서는 볼 배급을 맡는 3선 미드필더들의 정교한 패스가 절실하다.
만약 팔레스타인이 간헐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한다면, 이때도 가장 자주 견제를 받을 황인범의 경기 조율 능력이 승부를 좌우할 ‘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인범은 닷새 전 쿠웨이트를 상대로 2도움을 기록하며 날 선 감각을 뽐냈다. 칼날 같은 오른발 크로스로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의 헤더 골을 끌어냈고, 날카로운 왼발 침투 패스로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득점을 도왔다.
쿠웨이트전을 마친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지단 영상을 봤는데, 인범이 생각이 났다”며 황인범을 칭찬했다. 택배 패스를 받은 오세훈과 배준호도 “인범이 형의 어시스트에 감사하다”며 그를 쿠웨이트전 수훈갑으로 지목했다.
지난 9월 팔레스타인전에 출전했던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이적 절차를 마치고 막 한국에 도착해 경기에 나섰다. 온전치 않은 컨디션 탓에 비교적 안정감이 떨어졌지만, 그때도 키패스 3회를 동료에게 배달하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