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홍명보호가 부상과 잔디라는 복수 악재를 뚫고 월드컵 예선 3연승에 도전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14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4차전을 대비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현재 2승 1무 승점 7점의 성적으로 조 선두에 올라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과 1차전 홈경기를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오만(3-1), 요르단(2-0)으로 이어진 부담스러운 원정 2연전을 모두 이기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번에 만나는 이라크는 한국과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골득실에서만 차이를 보인다. 한국이 +4, 이라크가 +2인 상황이라 이번 맞대결 결과에 따라 조 선두를 확실하게 굳혀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부상이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부상으로 잃어 합류시키지 못했던 대표팀은 요르단 원정에서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과 엄지성(스완지 시티)마저 살인 태클에 쓰러지면서 소집 제외됐다. 홍명보 감독은 급히 이승우와 문선민(이상 전북 현대)을 대체 발탁하면서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또 다른 변수는 잔디다. 올여름 한반도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 여러 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다. 특히 대표팀의 홈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흙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처참하다. 월드컵 예선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한축구협회와 AFC는 결국 그나마 사정이 나은 용인으로 장소를 옮겨 홈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잔디가 홈 이점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평소보다 더 긴 이동을 한 선수들이 색다른 숙제로 평가받는다.
그래도 수확은 있다. 대표팀은 연승을 달리면서 새로운 엔진을 확인했다. 요르단전에서 교체로 나서 골맛을 본 오현규(헹크)가 마땅치 않은 최전방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배준호(스토크 시티)도 후반에 들어가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개인 기량을 발휘해 세대 교체 선봉에 섰다.
이들과 함께 가장 난적인 이라크 격파에 나선다. 이라크는 B조에서 요르단과 함께 한국과 조 수위를 놓고 다툴 경쟁 상대다. 올해 초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잡기도 해 난적으로 평가받는다.
공교롭게도 이라크를 지도하는 헤수스 카사스 감독은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이전에 차기 사령탑 후보로 생각했던 인물이라 결과에 눈길이 쏠린다. 역대 상대전적은 9승 12무 2패로 한국이 앞선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일문일답.
Q. 이라크전 출사표.
"10월 2연전은 요르단도 그렇고 이라크 역시 우리와 승점이 가장 인접한 상대다. 강한 팀이기에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요르단전 마치고 선수단에 자신감이 생겼다. 아직 이라크전이 남아있고, 준비할 날도 하루 더 남았으니까 내일 좋은 경기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Q. 이라크에는 아이만 후세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는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득점력도 좋다고 느껴진다. 우리 선수들이 후세인을 몇 차례 상대한 경험이 있다. 그런 선수가 있다는 게 위협적인 건 사실이다. 1차적으로는 후세인에게 연결되는 볼을 적절하게 제어해야 한다. 볼이 연결됐을 때 커버적인 측면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Q. 상암이 아닌 용인에서 경기가 열린다. 잔디는 어떤지.
"잔디가 우리 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중동 잔디와는 다르지만 내일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택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유럽에 주로 있다 보니까 해왔던 잔디와 다르다. 사실상 원정 팀과 같은 입장인데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일단 이곳 잔디는 경기하는데 문제 없을 것 같다."
Q. 배준호가 요르단전에서 잘해줬다. 장점은 무엇인지.
"성장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걸 느낀다. 소속팀에서도 안쪽에서 하는 플레이를 잘하고 좋아한다. 우리 선수들에게 잘 맞는 옷을 입히는 게 내 역할이다. 나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Q. 이강인이 요르단전에서 견제를 많이 받았는데 주문할 게 있는지.
"이번 경기뿐 아니라 아시안컵에서도 2~3명의 마크를 받았었다. 이강인의 기량을 걱정하기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다."
Q. 요르단전 경기력이 좋았는데 이라크전까지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어느 시점에 득점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요르단전에서 볼을 가지고 있을 때와 없을 때 움직임이 좋았다. 이라크는 또 다른 상대인데 좋지 않을 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는 걸 준비하고 있다."
Q. 이라크 수비가 단단한데 세트피스와 같은 또 다른 해법을 찾고 있는지.
"황희찬, 엄지성이 부상으로 이탈했기에 대체자원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우리가 꾸준하게 해왔던 대로 조직적인 공격 훈련을 하고 있다. 파이널 서드에 도달해서 어떻게 득점할지 하루 더 남았기에 훈련에 집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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