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가 승부조작으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와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6월 14일 계약 이후 3개월 만이자 눈물의 기자회견을 연 지 이틀 만이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13일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수원FC 팬 여러분과 모든 한국 축구 팬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최 단장은 “지난 10일 발표된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해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에 손준호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구단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수원FC와 손준호의 계약은 3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고, 선수 생활 기로에 선 가운데 사실상 ‘불명예 방출’이다.
앞서 손준호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을 이유로 영구제명을 당한 것과 관련해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도,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승부조작 혐의를 인정한 적도 없다는 주장이었다. 오히려 손준호는 중국 공안과 판사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다만 팀 동료였던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약 37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받고도 이를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결백을 증명할 사실상 유일한 길인 중국 판결문 열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는 등 다소 석연찮은 해명이 이어졌다.
여기에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징계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하면서 손준호도 선수 생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만약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인용하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FIFA 회원국에도 같은 징계가 적용된다.
당초 수원FC는 FIFA 차원의 징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손준호와 동행을 이어가며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안이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결국 고심이 깊어졌고, 이런 가운데 손준호가 스스로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서 ‘결별’로 막을 내리게 됐다.
김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