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도 안방서 고전한 오만…홍명보호 다음 상대, 만만치 않다

입력
2024.09.06 15:42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졸전 끝에 약체 팔레스타인과 비겼던 홍명보호가 이번에는 적지에서 더 까다로운 오만을 만난다. 기본적으로 껄끄러운 중동 원정길인 데다 오만의 전력이 이라크를 괴롭힐 정도로 만만치 않아 더 경계가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답답한 90분을 보낸 끝에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월드컵 최종예선 같은 개념인 3차 예선은 1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과 탈락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데, 한국은 출발부터 꼬였다.

아쉬워할 틈도 없이 바로 다음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한국은 7일 인천국제공을 통해 출국,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오만 무스카트로 향한다. 그리고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오만을 잡고 반등해야하는데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오만과 역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우세하지만 오만 원정은 쉽지 않았다. 무스카트에서 딱 한 번 치렀던 A매치인 2004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예선에서 1-3으로 졌다. 한국 축구사에 굴욕적인 참사로 기록된 '오만 쇼크'다.

현재 오만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체코를 유로 2020 8강으로 이끈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이 지난 2월부터 오만의 지휘봉을 잡은 뒤 3승 1무 1패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유일한 패배가 6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펼쳐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이라크와 1차전이다.

오만은 전반 13분 코너킥 수비 때 아이만 후세인에게 헤더 골을 허용하며 0-1로 졌다. 오만 선수들은 후세인이 경합 과정에서 오만 수비수 아메드 알 카미시를 왼팔로 밀었다고 항의했지만,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득점을 인정했다.

오만으로선 아쉬움이 큰 패배였지만, 원정 열세를 딛고 이라크와 대등하게 맞섰다는 것만으로도 인상적이었다.

오만은 공 점유율 58.1%-41.9%, 슈팅 11-7 등 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오만 선수들은 공간이 열리면 과감하게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이라크 골문을 위협했다.

결정적 기회도 두 차례 잡았다. 이삼 알 사브히가 전반 25분 개인기로 이라크 수비를 뚫었고, 후반 45분에는 압둘 아지즈 칼판이 허를 찌르는 공격 가담으로 골키퍼와 1대1로 맞섰다. 다만 두 번의 공격 모두 이라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팔레스타인보다 정교하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오만의 공격은, 중원과 뒷문의 불안감을 노출했던 한국 입장에선 더 주의해야 한다.



그래도 오만 측면의 한 축을 맡던 미드필더 아르샤드 알 알라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한국전에 뛸 수 없다는 것은 홍명보호의 호재다. 알 알라위는 A매치 6골을 넣는 등 득점력이 뛰어난 오만 선수 중 한 명이다.

또한 오만의 수비가 난공불락이 아니란 것도 태극전사들이 자신감을 가질만하다. 오만은 전반 막판 이라크의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에 수비가 뚫려 후세인에게 기회를 내줬는데, 대인 방어가 느슨하게 풀리는 경우가 종종 나왔다.

돌파와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을 활용해 수비 배후를 노리는 공격을 펼친다면 충분히 오만의 골문을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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