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야유 받으며 출항한 홍명보호…지금이 최악이 아닐 수 있다

입력
2024.09.06 13:30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역대급 야유와 함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설마 했는데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바닥으로 떨어진 것 같지만 지금이 최악이 아닐 수도 있다. 분위기를 빨리 바꾸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홍명보호'는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팔레스타인전은 홍명보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르는 첫 경기였는데, 새로운 수장과 새롭게 시작하는 이날의 분위기는 환영이나 축하와는 거리가 멀었다.

팬들은 선임 과정서 논란이 많았던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큰 야유를 보냈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 걸개를 내걸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 경기 결과마저 졸전 끝 무승부로 끝나자 야유는 더욱 커졌다.



여론이 냉랭한 상황서 첫 경기를 시원한 대승으로 시작하는 게 그나마 최악을 피하는 길이었는데 야유로 시작해 한숨으로 끝나는 최악의 경기로 기름을 부었다.

야유의 대부분이 홍명보 감독 및 KFA 수뇌부를 향하기는 했지만, 국가대표팀 경기서 홈팬의 야유 속 뛰어야 했던 선수들 역시 낯선 상황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붉은악마 팬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작은 사고도 생겼다. 김민재는 "우리가 못하기를 바라는 (홈팬들의) 마음이 아쉬웠다"고 속상해했다. 손흥민 역시 "팬들의 마음을 이해는 한다. 그래도 홈 경기인데 우리끼리 적이 되면 안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전례를 찾기 힘들만큼 어수선한 상황이다. 문제는 사태를 빨리 수습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명보호는 쓰린 마음을 추스를 틈도 없이 6일 인천공항에 소집, 7일 오전 1시 오만으로 이동해 10일 열릴 오만과의 2차전에 대비한다.

늘 까다로웠던 중동 원정인 데다, 1차전 내용과 결과로 힘이 크게 빠진 상황이라 부담이 적지 않다. 오만은 1차전서 이라크에 패하면서 한국전을 더욱 벼르고 있다.

만약 한국이 팔레스타인에 이어 오만을 상대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요르단, 이라크 등 다른 중동 다크호스들과의 경기는 더 힘들어진다.

아직은 벼랑 끝이다. 벗어날 기회가 남았다. 그러나 떨어지면 그땐 진짜 답이 없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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