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 꽤 하는데?” 토트넘은 매료됐고, 양민혁은 ‘성장주사’ 맞았다

입력
2024.08.01 15:57
양민혁, 손흥민 앞에서 긴장한 미소

토트넘(잉글랜드) 선수단은 ‘미래의 동료’를 꽤 마음에 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격인 ‘팀 K리그’와 ‘2024쿠팡플레이시리즈’ 1경기를 치렀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로 나선 손흥민의 멀티골로 토트넘이 4-3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선 큰 화젯거리가 있었다. ‘토트넘 예비 신입생’의 쇼케이스다. 강원FC 18세 학생선수 양민혁은 토트넘의 방한 일정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적이 공식화됐다. 준프로 신분으로 시작한 양민혁이 1군 안착, 정식 프로 계약, 유럽 빅리그·빅클럽 이적을 불과 7개월여 만에 이루면서 토트넘의 오늘과 내일이 함께 경쟁하는 몹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토트넘 선배’ 손흥민처럼 왼쪽 날개로 나선 양민혁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간간이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였다. 전반 22분 에메르송 로얄을 개인기로 뿌리치며 공간을 장악했고, 전반 23분에는 이동경의 침투패스를 날카로운 슛으로 연결했다.

전반 45분만 소화하고 벤치로 돌아간 양민혁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갔을 때 제임스 매디슨이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뭔가를 한참 이야기했다. 믹스트존에서도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양민혁, 아직은 어색한 미소

포지션 경쟁자이기도 한 브레넌 존슨은 “상대팀에선 양민혁이 가장 돋보였다. 날카로운 돌파와 빠른 발을 가졌다. 함께할 시간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고, 데얀 쿨루셉스키 역시 “전반전에 양민혁이 정말 잘하더라. 장차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벤 데이비스는 “토트넘과 계약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실력은 입증됐다. 잘 성장하고 좋은 모습으로 만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손흥민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처음 축구를 시작했을 때를 계속 떠올리면 도움이 될 것이다. 열심히 하고 꾸준히 성장해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건강해야 한다.”

가장 특별한 하루를 보낸 양민혁은 조금 상기된 얼굴이었다. 다만 마냥 행복에만 젖어있진 않았다. 그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토트넘이) 정말 잘한다는 걸 새삼 느꼈다. (손)흥민이 형이 가장 인상 깊었다. 슛이 남다르다”며 “나도 빨리 높은 레벨에 올라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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