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좀 하는데?' 양민혁, 에메르송 농락했다…'퍼스트 터치→화려한 턴 동작'

입력
2024.08.01 13:05
수정
2024.08.01 13:05
 '스퍼스 뉴스'는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강원FC의 양민혁(18)이 화려한 기술을 선보였다. 에메르송 로얄을 손쉽게 제치는 '탈압박' 능력까지 뽐냈다.

팀 K리그는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토트넘에 3-4로 패배했다.

이날 팀 K리그 선수단은 절반씩 나눠 각각 전반전과 후반전을 소화했다. 토트넘행이 공식 발표된 양민혁은 이날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할 수 있는 일종의 쇼케이스였다.

팀 K리그는 주민규(울산)가 원톱으로 나섰고, 왼쪽 날개에 양민혁과 오른쪽 윙어로 '17세 공격수' 윤도영(대전)이 출전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이승우(전북)가 나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토트넘과 함께 손흥민, 그리고 내년 1월 토트넘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K리그1의 '젊은피' 양민혁에게 관심을 집중했다. '스퍼스 뉴스'는

양민혁은 이러한 관심을 환호로 바꿔냈다. 번뜩이는 장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반 22분 양민혁이 중앙에서 자신 있는 턴으로 에메르송의 압박을 벗겨낸 뒤 오른쪽으로 달려 나간 윤도영에게 공을 찔러줬다. 수비수가 붙어도 안정적으로 제칠 수 있는 기술을 뽐냈다.

과감한 슈팅도 돋보였다. 역습 상황에서 이동경(김천)의 전진 패스를 받은 양민혁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드리블로 수비수를 흔든 뒤 왼발 슈팅을 시도한 게 크로스바를 살짝 넘고 말았다.

이 장면을 두고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양민혁은 에메르송의 수비를 이겨낼 뛰어난 기술을 선보였다. 매우 빠르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패스를 받자마자 현란한 퍼스트 터치로 돌파에 성공했다. 에메르송을 당황하게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지난 몇 번의 이적 시장에서 새로운 이적 전략인 젊은 유망주에게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양민혁을 영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스퍼스 뉴스'도 "왼쪽에서 뛴 양민혁은 에메르송에게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했다. 왼발 슈팅은 거의 득점을 만들 뻔했다"라며 "그의 경기력은 토트넘 팬들을 흥분하게 했다"라고 전했다. '스퍼스 뉴스'는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이름을 올렸다. 작은 체구에도 빼어난 스피드와 발재간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 장점을 발휘했다.

강릉제일고 재학 중인 양민혁은 준프로 신분으로 2024시즌 K리그에 입성, 24경기에서 7골 3도움으로 공격포인트 10개를 쌓았다. 강원 구단 역대 최연소 출전, 득점, 도움 등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지난달 정식 프로 계약도 따냈다. K리그 4·5·6월 영플레이어상을 받아 새 역사도 썼다. 3회 연속 수상은 양민혁이 최초였다.

프로 무대에서 첫 시즌부터 두각을 드러낸 양민혁은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 이적설에 휩싸였다. 결국 그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으로 이적을 선택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 양민혁은 "토트넘과 영입 협상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믿기지 않았다. 정식으로 협상이 시작됐을 때 기뻤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적 소문이 돌 때 제가 입을 열면 더 많은 이상한 말이 나올 거 같아서 말을 아꼈다"며 "오피셜이 나왔을 때 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학교 친구들에게조차 아무 말도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스퍼스 뉴스'는

그러면서 "정말 큰 팀에 오게 돼 영광이다. 해외에 갔을 때 적응 문제가 있는데, 손흥민 선수가 있는 팀이다. 한국인이 적응하기 쉽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캡틴이기 때문에 더 선택하기 쉬웠다. 이적 결정에 좋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흥민과도 만나 짧게 대화를 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잘하고 있다.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라"고 조언했다.

토트넘은 올여름 선수단 개편에 나서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젊고 유능한 자원을 데려와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루카스 베리발을 데려온 데 이어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선 아치 그레이를 품었다. 베리발은 스웨덴, 그레이는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유망주다. 국가를 가리지 않고 포지션별로 최고 재능을 끌어모으려는 분위기다.

여기에 양민혁도 토트넘의 미래로 손꼽히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매체는 "토트넘이 양민혁을 통해 제2의 손흥민을 찾았다고 믿는다"라며 "토트넘은 한국 팬들과 구단이 차세대 손흥민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10대 선수 양민혁을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드리블 실력도 뛰어나지만 마무리 능력도 훌륭하다. 손흥민과 같은 팀에 입단할 경우 넥스트 손흥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라고 분석했다. '스퍼스 뉴스'는

이번 계약으로 양민혁은 이영표(2005∼2008년)와 손흥민(2015년∼)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세 번째로 토트넘에 입단하게 됐다.

김병지 강원FC 대표는 양민혁의 계약 조건에 대해 비밀 유지 조항이라며 세부 계약 조건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국내에서 유럽 무대에 직행한 한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 이적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양민혁이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만큼 아시안게임 등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조건도 계약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혁은 당장 토트넘에 합류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K리그1 일정을 마친 뒤 내년 1월 합류할 예정이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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