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나랑 이태양이랑 한화 팀 평균을 떨어뜨리는 건 아닌지 생각했다."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기둥'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롯데 캡틴 전준우에게 허용한 2점 홈런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최고구속 147km/h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위를 점검했다.
류현진은 "스피드도 그렇고 컨트롤도 그렇고 좋았던 것 같다"며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던 상태에서 던지다 보니까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편안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의 2012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 LA 다저스(2013-2019), 토론토 블루제이스(2020-2023)에서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통산 186경기 1055⅓이닝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 934탈삼진의 발자취를 남기고 지난해 친정팀 한화로 돌아왔다.

류현진의 2024 시즌 성적은 28경기 158⅓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이었다. 충분히 준수한 피칭을 해줬지만 류현진이기 때문에 본인도 팀도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표이기도 했다.
류현진은 2025 시즌 준비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지난 1월 일본에서 후배들과 미니 캠프를 차린 뒤 호주, 일본에서 체게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오는 22일 페넌트레이스 개막에 맞춰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한화 팀 전력도 강해졌다. 외부 FA로 영입한 엄상백의 합류로 선발 로테이션은 10개 구단에서 손꼽히는 탄탄함이 갖춰졌다. 여기에 2023 시즌 신인왕 '대전 왕자' 문동주가 지난해 막판 고생했던 어깨 부상을 털고 강속구를 펑펑 뿌리고 있다.

문동주는 지난 14일 롯데와의 시범경기에서 최고구속 159km/h의 직구를 던졌다. 실전 투입이 늦어졌던 탓에 개막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 합류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4월 중순 이후부터는 충분히 한화 선발진의 한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여기에 3년차 김서현, 슈퍼루키 정우주까지 강속구를 던지는 유망주들이 즐비하다. 아직 전력상 '상수'로 보기는 어려운 선수들이지만 언제든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많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류현진도 "내가 한화 평균 (직구)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다. 나랑 이태양이랑 둘이 평균을 떨어뜨린다고 장난을 칠 정도다"라며 "며 "강한 공을 뿌리는 후배들을 보면 대단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시범경기 기간이기는 하지만 한화의 수비력도 겨우내 맹훈련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모양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보여주고 있는 수비 집중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류현진은 "수비에서 야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투수들도 힘을 얻고 전체적인 팀 분위기도 올라간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다만 언제든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야 한다는 마인드는 변함없이 유지 중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유소년 선수들이 '수비를 믿고 던진다'고 말하자 "수비를 믿고 던지면 안 된다. 네가 (삼진으로) 잡아야지"라는 조언을 건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현진은 "(삼진으로 타자를 잡아야 한다는 마인드는) 그때와 똑같다. 투수는 (언제든) 삼진을 잡아야 한다. 그래도 야수들이 수비에서 도와주면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