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 테이블세터진은 누구일까?
KIA 타이거즈는 2024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3년동안 꾸준한 활약을 펼친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 88홈런을 터트린 패트릭 위즈덤을 새로 영입했다. 심재학 단장이 한국시리즈 직후 소크라테스의 교체를 예고했고 실제로 실행에 옮겼다.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 입단할 당시 2017년 우승 주역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의 재림을 기대받았다. 2017년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 OPS .912의 우등성적을 냈다. 역대 타이거즈 최고의 외국인타자라는 칭호를 받았다. 소크라테스도 버나디나와 비슷한 스타일이라 더욱 관심을 받았다.
버나디나급은 아니지만 제몫을 충분히 했다. 2022시즌 3할1푼1리 17홈런 77타점 83득점 12도루 OPS .848을 기록했다. 사구에 얼굴을 맞아 불상사로 풀타임을 소화 못했으나 합격점을 받았다. 2023시즌은 타율 2할8푼5리에 그쳤으나 20홈런 96타점 91득점 15도루 OPS .807을 기록했다.
교체를 논의했으나 이만한 외인타자 구하기 어렵다고 보고 재계약을 했다. 2024시즌 타율 3할1푼 26홈런 97타점 92득점 13도루 OPS .875의 우등 성적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3할 1홈런 5타점 5득점의 활약을 펼치며 12번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구단이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는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평균 20홈런을 때렸으나 압도적인 장타력은 아니었다. 왼손투수에 약해 삼진도 많다는 점도 컸다. 더욱이 리그에 좌투수들이 즐비해졌다. 3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오른손 외인을 물색했고 위즈덤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KIA는 김도영 위즈덤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소크라테스이 떠나면서 미묘한 숙제도 생겼다. 테이블세터진의 약화이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를 1번과 2번으로 기용해 테이블세터진의 약점을 보강했고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1번타자로 89타석 타율 3할5푼, 장타율 6할1푼3리, 출루율 3할9푼3리 OPS 1.006을 기록했다. 2번타자로는 3할2푼3리 OPS .908의 성적을 거두었다. 테이블세터 능력이 출중했다.
2024 시즌에는 박찬호가 가장 많은 리드오프 타석에 들어섰다. 376타석 2할9푼6리 OPS .725(장타율 .378, 출루율 .347)를 기록했다. 소크라테스가 떠나면서 올해는 부동의 리드오프로 나설 전망이다. 동시에 강한 2번 타자로 필요하다. 찬스를 중심타선에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2번의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한국시리즈 MVP 김선빈이 유력하다. 정교한 타격과 작전 능력까지 최상의 카드이다. 때로는 상대 투수에 따라 김선빈이 7번 타순으로 옮길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좌타자 최원준을 2번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올해도 테이블세터진이 풍성한 밥상을 차려준다면 KIA 2연패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