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난 해 KT가 보여준 '마법'은 올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KT는 시즌 초반 최하위를 맴돌다 사상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 끝에 정규시즌 5위를 확정, 극적으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연파하며 역대 최초로 '업셋'까지 해냈다. 비록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패퇴했지만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쳐 LG의 간담을 서늘케했다.
KT는 올해도 5강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FA를 통해 엄상백과 심우준이 나란히 한화로 이적하먄서 전력 유출을 피하지 못한 KT는 FA 시장에서 허경민과 4년 총액 40억원에 계약하는 한편 SSG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좌완투수 오원석을 영입하는 등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당장 정상급 전력을 보유한 KT이지만 다음 겨울에도 'FA 대란'을 겪어야 할 전망이다. 먼저 벌써부터 FA로 어떤 대우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는 '천재타자' 강백호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크다.
강백호는 지난 해 144경기에 모두 나와 타율 .289 26홈런 96타점 6도루를 기록하면서 부활에 성공했다. 게다가 포수까지 겸업하면서 그의 가치가 급상승했다. 아직 '예비 FA'인데도 '100억 계약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지난 해 전반기에 타율 .315 22홈런 66타점 5도루를 폭발한 것과 달리 후반기에는 타율 .248 4홈런 30타점 1도루로 주춤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포수 수비 또한 오른손 투수가 출격할 때만 마스크를 쓰면서 사실상 '반쪽 포수'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시즌 중 강백호를 포수로 활용하면서 "아직 왼손투수 공을 잡기는 쉽지 않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제 전성기를 맞아도 이상하지 않을 20대의 젊은 나이인데다 이만한 거포형 타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리그 환경 등을 고려하면 강백호의 몸값은 날로 치솟을 전망이다. 올해로 2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드는 강백호는 벌써 누적 기록이 802경기 타율 .307 121홈런 504타점 38도루에 이른다. 타선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반드시 노려야 할 카드라 할 수 있다.
KT에서는 올 시즌을 마치면 강백호만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FA 계약을 맺었던 베테랑 선수들도 '재등장'을 앞두고 있어서다.
'안방마님' 장성우는 KT 전력의 핵심과도 같은 선수다.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은 장성우는 주전 포수로 도약하면서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장성우가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것은 바로 2021시즌 종료 이후였다. 2021년 KT의 통합 우승과 함께했던 장성우는 KT와 4년 총액 42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었다.
FA 계약 이후에도 그의 활약은 꾸준했다. 특히 지난 해에는 131경기에 나와 타율 .268 19홈런 81타점 5도루를 기록하며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가진 그는 지난 해 4번타자로도 여러 차례 나섰고 그에 걸맞은 타점 사냥을 해냈다.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도 또 한번 FA 시장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2017년 짧았던 미국 생활을 뒤로 하고 국내 무대로 돌아온 황재균은 KT와 4년 총액 88억원에 계약하면서 새 출발을 알렸고 2021시즌을 마친 뒤에도 KT와 4년 총액 60억원에 FA 재계약을 체결, 수년간 KT의 핫 코너를 지킨 선수다.
그런데 황재균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해 137경기에서 타율 .260 13홈런 58타점 4도루를 기록한 황재균은 전성기 시절의 타격 퍼포먼스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고 올해 포지션도 1루수로 변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KT는 허경민을 FA로 영입, 허경민에게 3루수를 맡기고 황재균의 포지션을 변경할 계획이다.
KT가 과연 어떤 셈법을 갖고 있을지 흥미롭다. 당장 '100억 계약설'이 나오는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도 잡아야 하는데 '102억 듀오'인 장성우와 황재균 등 베테랑 선수들도 FA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이들에게 어떤 대우를 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우선 '실탄'부터 확보하는 것이 KT의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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