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 오래 뛰었는데…" FA 의리는 한화가 최고, 빼앗긴 선수는 단 2명 '최고 재계약률 87.5%'

입력
2025.01.11 14:50
한화 하주석(오른쪽)이 FA 계약 후 손혁 단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OSEN=지형준 기자] 한화 하주석. 2024.07.28 / jpnews@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KBO리그에서 가장 독보적인 부분이 있다. 내부 FA 재계약률이다. 지금까지 다른 팀에 빼앗긴 FA가 단 2명에 불과하다. 

한화는 지난 9일 FA 내야수 하주석과 1년 최대 1억1000만원(보장 9000만원, 옵션 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이적시 보상선수가 발생하는 B등급 FA였던 하주석을 위해 사인&트레이드의 길을 열어줬지만 원하는 팀이 없었고, 한화가 단년 계약으로 미아 위기에 있던 그를 다시 품었다. 

한화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KT 주전 유격수였던 심우준을 4년 50억원에 FA 영입했다. 최근 2년간 주전급 유격수로 뛴 이도윤이 심우준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현장에선 유격수 구성을 마쳤다. FA로 나간 하주석은 전력 외가 됐고, 한화가 꼭 잡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도 없지 않았지만 한화는 결국 하주석을 구제해줬다. 계약 조건이 큰 것은 아니지만 유격수를 비롯해 내야 자원이 넘치는 상황에서 나름 큰 결정이었다. 내야 뎁스 강화라는 명분과 함께 2012년부터 13년간 팀에서 오래 뛴 점을 감안했다. 최근 3년간 외부 FA를 6명 영입했지만 내부 선수들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팀에서 오래 뛰었던 선수다. 계약이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화는 내부 FA와 30번째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한화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35명으로 그 중 30명이 잔류했으니 재계약률이 85.7%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 삼성(35명 잔류, 10명 이적, 재계약률 77.8%), SSG(31명 잔류, 10명 이적, 재계약률 75.6%), KIA(23명 잔류, 9명 이적, 재계약률 71.9%), KT(10명 잔류, 4명 이적, 재계약률 71.4%), LG(27명 잔류, 12명 이적, 재계약률 69.2%), NC(11명 잔류, 이적 4명, 미계약 1명, 재계약률 66.8%), 키움(12명 잔류, 6명 이적, 재계약률 66.7%), 롯데(22명 잔류, 12명 이적, 미계약 4명, 재계약률 57.9%), 두산(23명 잔류, 17명 이적, 1명 미계약, 재계약률 56.1%) 순이다. 

냉철한 프로 세계이지만 한화는 웬만해선 내부 FA 선수들을 거의 다 잡았다. ‘신용과 의리’가 그룹 사훈일 정도로 한 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해왔다. 그렇다고 끈끈한 의리로 포장될 것은 아니다. 냉정하게 봐서 다른 팀이 관심을 가질 만한 내부 FA가 많지 않았고, 적잖은 계약이 결과적으로 베테랑 선수들에게 퇴직금 형식으로 지불된 점은 아쉽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이같은 실패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내부 FA 계약에 있어 다양한 옵션을 걸며 나름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하주석 계약도 올겨울 FA 선수 중 가장 박한 조건이다. 

[OSEN=지형준 기자] 한화 하주석. 2024.03.23 / jpnews.osen.co.kr[OSEN=김영민 기자] 한화 시절 이도형. 2009.05.13 /ajyoung@osen.co.kr

한때 한화가 냉정할 때도 있었다. 2007년 투수 차명주, 2011년 투수 최영필과 포수 이도형이 FA로 풀렸지만 잡지 않았다. 당시에는 매해 1월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한 FA는 1년간 선수 활동이 금지되는 조항이 있었다. 다른 팀들의 오퍼도 없었던 차명주와 이도형은 1월15일 넘겨 그대로 은퇴했고, 최영필은 멕시코와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1년 뒤 한화가 FA 보상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SK에 이적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이도형은 은퇴 후 이같은 독소조항을 없애기 위해 KBO 상대로 ‘야구규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법원이 일부를 받아들이면서 KBO는 2012년 6월 이사회를 통해 이 조항을 없앴다. 

그 이후 한화에 FA 미아는 없었다. 2012년 포수 신경현(2년 7억원), 2013년 투수 마일영(3년 8억원), 2014년 투수 박정진(2년 8억원), 내야수 이대수(4년 20억원), 한상훈(4년 13억원), 2015년 외야수 김경언(3년 8억5000만원), 2016년 내야수 김태균(4년 84억원), 포수 조인성(2년 10억원), 2019년 내야수 송광민(2년 16억원), 외야수 이용규(2+1년 26억원), 최진행(1+1년 5억원), 2020년 투수 정우람(4년 39억원), 윤규진(1+1년 5억원), 내야수 김태균(1년 10억원), 외야수 이성열(2년 14억원), 2022년 포수 최재훈(5년 54억원), 2023년 투수 장시환(3년 9억3000만원), 2024년 투수 장민재(2+1년 8억원)에 이어 하주석까지 최근 14년간 19명의 내부 FA 모두 팀에 잔류했다. 

한화가 잡지 못한 내부 FA는 2명밖에 없다. 2004년 롯데로 이적한 투수 이상목과 2011년 KIA로 옮긴 내야수 이범호가 전부. 선발투수 이상목은 4년 22억원에 롯데와 계약했고,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 이범호는 일본 진출 후 한화와 복귀 협상이 불발되자 1년 총액 12억원에 KIA로 떠났다. 이범호를 빼앗긴 뒤 후폭풍이 엄청났고, 그 이후 한화의 FA 유출이 한 번도 없다.

[OSEN=김영민 기자] 롯데 시절 이상목. 2007.05.25 /ajyoung@osen.co.kr[OSEN=김영민 기자] 한화 시절 이범호. 2007.10.12/ ajyoung@osen.co.kr

/waw@osen.co.kr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KBO 연봉 협상
  • 양민혁 데뷔전 예상
  • 김민재 풀타임
  • 황희찬 최저 평점
  • KB손해보험 6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