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잔류를 택한 하주석이 FA 계약 뒤 사과 문구와 함께 진심을 전했다.
하주석은 8일 한화와 1년 총액 1억 1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보장 9000만원, 옵션 2000만원의 조건이다.
하주석은 2012년 신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팀에 입단했다. 1순위 지명인만큼 당연히 큰 기대를 모았다. 프로에서 2시즌을 보낸 뒤 상무 야구단에서 군 문제를 해결한 하주석은 2016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10홈런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완성했다. 2017시즌에도 타율 0.285 11홈런 52타점으로 2년 연속 10홈런을 달성했다.
하지만 부상 불운이 찾아왔다. 하주석은 2019시즌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오랜 재활 끝에 복귀한 하주석은 2020년 72경기를 뛰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그리고 2021시즌 138경기 타율 0.272 10홈런 68타점 23도루 출루율 0.346, OPS 0.738로 커리어 하이 시즌에 성공했다.
2022년까지 주장을 맡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높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헬맷 투척 사건과 음주운전으로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6월 경기 중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하다 분노를 참지 못해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 던져 코치가 맡는 일이 발생했고, 그해 11월에는 음주운전에 적발돼 70경기 출장정지 중징계를 받고 2023년 시즌 절반을 날렸다.
그리고 지난해 64경기 타율 0.292, 40안타, 1홈런, 11타점, 16득점, 1도루, 출루율 0.349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자리를 이탈한 사이 이도윤이 활약하면서 하주석의 입지는 좁아졌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하주석은 FA 신청을 미룰 수 있다는 예상을 깨고 생애 첫 권리를 행사했다. 하주석은 B등급이다. B등급 FA 영입 구단은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을 반대급부로 내줘야 한다.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100% 또는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를 보상으로 지급해야 한다. 하주석을 영입하기 위해 보상선수 1명을 내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하주석의 운신 폭은 좁았다.
그런 사이 한화가 움직였다.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유격수 심우준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이는 사실상 하주석과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읽혔다.
하주석 측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한화 잔류로 이어졌다.
하주석은 계약 뒤 자신의 SNS에 "팬 여러분 항상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자신의 모습과 함께 "팬 여러분, 신구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곧 뵙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화 팬들은 "응원한다", "리버스 21년 가보자", "다시 증명했으면 한다. 그러면 마음 돌린 팬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한화 아닌 하주석은 상상할 수 없다" 등의 댓글을 올리면서 하주석 진심에 화답했다.
일단 계약은 했다. 다시 한화로 돌아왔다. 워크에식 논란과 팬들에 안긴 실망감을 지우고자 하는 의욕은 더욱 커졌을 터. 팬들의 응원처럼 하주석이 올 시즌 활약으로 떠난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