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길고 긴 암흑기를 겪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2025 시즌 목표는 오직 가을야구다. 만약 을사년 새헤애도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한다면, 구단 역사에는 없었던 새로운 비밀번호가 발급된다.
롯데의 2024 시즌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두산 베어스를 7년 연속(2015-2021)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던 '명장'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고 암흑기 탈출을 노렸지만 66승 74패 4무, 승률 0.471로 7위에 그쳤다. 또 한 번 '야구' 없는 쓸쓸한 가을을 보냈다.
롯데는 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이후 2018 시즌 7위, 2019 시즌 10위, 2020 시즌 7위, 2021 시즌 8위, 2022 시즌 8위, 2023 시즌 7위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7-10-7-8-8-7-7이라는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의 비밀번호가 새겨졌다.
롯데의 암흑기를 상징하는 비밀번호는 또 있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시즌 연속 8위, 2005 시즌 5위, 2006~2007 시즌 7위로 8-8-8-8-5-7-7의 흑역사를 이미 겪어봤다.
롯데는 2008 시즌부터 2012 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 2010년대 초반 '강호'의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지만 이후 긴 침체기를 겪었다. 2017 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가을야구는 남에 팀 얘기였다.
롯데가 만약 2025 시즌에도 5강 진입에 실패할 경우 구단 역사상 최초로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하는 흑역사를 작성하게 된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가을야구 진출 횟수가 12번에 그치긴 하지만 8년 연속 실패는 전례가 없었다.
역대 KBO리그 최장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사례는 10년 연속이다. LG 트윈스가 2003 시즌부터 2012 시즌, 한화 이글스가 2008 시즌부터 2017 시즌까지 쓴맛을 봤다. 롯데가 이 불명예 대열에 합류하지 않기 위해서는 2025 시즌 암흑기에서 벗어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롯데의 2024 시즌이 절망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중견수 윤동희, 1루수 나승엽, 2루수 고승민, 좌익수 황성빈으로 이어지는 윤-나-고-황 4인방을 중심으로 야수진의 체질 개선은 성공했다. 3루수 손호영이 롯데의 트레이드 실패 흑역사를 끊어낸 것도 수확이었다.
롯데는 다만 투수진은 특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여기에 2025 시즌을 앞두고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다. 2024 시즌 경쟁 균형세(샐러리캡) 111억 5018만원을 지출, 상한액 114억 2638만원을 2억 7000여 만원 차이로 넘기지 않았던 탓에 돈을 쓰고 싶어도 쓰기 어려웠다.
2025 시즌 경쟁 균형세 상한액이 137억 1165만원으로 전년도 대비 증액되기는 했지만 롯데는 여유가 없었다. 내부 FA(자유계약선수) 마무리 김원중, 셋업맨 구승민을 붙잡으면서 적지 않은 경쟁 균형세를 소진했다. 자연스레 외부 영입을 통한 보강은 꿈도 꾸지 못했다.
롯데는 결국 기존 선수들의 분발, 유망주들의 성장, 노진혁, 유강남 등 슬럼프에 빠진 고액 연봉 선수들의 부활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터져야만 상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