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2024시즌 팀 불펜 평균자책은 5.36이었다. 10개 구단 중 9위다. 10위는 키움(6.02)이었다.
2024시즌을 마치고 롯데는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자유계약선수(FA) 두 명을 잔류시키면서 전력을 지키는데 애썼다. 마무리 김원중과 4년 54억원, 필승조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원에 계약했다.
여전히 물음표는 존재한다. 지난해 연말, 전미르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올해 후반기에나 합류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최준용은 개막전에 맞출 순 있지만 수술 후 첫 해이기에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철원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말 두산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김민석을 내주고 투수 정철원을 데리고 왔다.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단행한 외부 영입은 정철원이 유일하다.
롯데는 정철원이 필요했고 두산 측에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김민석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불펜에 비해 외야수가 넉넉했던 롯데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철원은 검증된 불펜 자원이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20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정철원은 2021시즌까지 2군에 머물다 육군에 입대했다. 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정철원은 2022시즌 팀에 돌아와 150km를 넘나드는 공을 던졌다. 그 해 58경기 4승3패3세이브23홀드 등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 리그 6위에 올랐고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다음해까지도 활약을 이어갔다. 2023시즌 67경기 7승6패13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 3.96 등의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시즌 개막 전까지만해도 마무리 투수로 낙점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4월까지 13경기 1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 5.91을 기록하며 주춤했다. 4월 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가 6월에 돌아왔지만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특히 9월 이후 6경기에서는 4.2이닝 7실점 평균자책 13.50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성적은 36경기 2승1패6세이브1홀드 평균자책 6.40이었다.
롯데는 ‘즉시 전력감’이라는 사실을 높이 샀다. 롯데에는 정철원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인 투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록도 롯데와의 궁합을 자랑한다. 정철원의 사직구장 통산 성적은 7경기 8이닝 4안타 5볼넷 5삼진 1실점(비자책)이었다.
적응에도 큰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정철원은 이적 사실이 결정된 후 김원중 등 선배들에게 먼저 연락을 해 인사를 했다. 김원중과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다. 김원중도 “정철원의 성격이 싹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철원의 아내의 고향이 부산과 가까워 인연도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의 재회 역시 정철원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롯데에 새로 합류한 김상진 투수코치도 정철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여러모로 정철원이 다시 신인왕의 면모를 펼칠 요소들이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