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프시즌 첫 바람은 실현… 그런데 그 다음이 없다? 또 트레이드 나설까

입력
2025.01.03 07:35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궁극적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는 롯데는 아직 전력을 더 보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곽혜미 기자 롯데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김원중(오른쪽)과 구승민을 모두 잡는 성과를 남겼지만, 내부 FA 계약이라는 점에서 전력의 추가 요소는 많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구단이 알아서 잡아주겠죠. 꼭 필요한 선수니까"

김태형 롯데 감독은 2024년 시즌 막판 팀 마무리 김원중(32)의 경기력 기복을 대체적으로 옹호하고 있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상대 타자들과 붙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팀 내에서 김원중의 마무리 몫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마땅치 않다고 강조했다. 신뢰를 드러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김 감독은 프런트가 김원중을 잡아줄 것이라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당시 경기력 기복이 있었던 상황이고,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김원중에 대한 가치 평가로 업계가 비교적 뜨거울 때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만약 그런 김원중이 떠난다면 팀 내에서 마무리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고 봤다. 그래서 구단이 적절하게 대우를 해줘 잡아주길 바랐다. 실제 불펜에서 잘 던지고 있다고 해도 마무리로 가서 잘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김원중은 이미 그런 시행착오를 모두 다 겪은 나름 베테랑 선수로 성장해 있었다.

광주동성고를 졸업하고 2012년 롯데의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김원중은 경력 초반에는 선발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선수다. 롯데를 거쳐 간 많은 지도자들이 김원중을 키우려고 노력했을 정도였다. 궁극적으로 선발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2020년 불펜으로 전향해 마무리 투수로 팀에 공헌했다. 김원중은 2020년 25세이브, 2021년 35세이브, 2022년 17세이브, 2023년 30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4년에도 56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3.55로 다소 뛰었으나 25세이브를 거두며 팀 마무리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그런 김태형 감독, 그리고 롯데의 바람은 일단 실현됐다. FA 자격을 행사하고 나선 김원중을 비교적 빨리 눌러 앉히는 데 성공한 것이다. 롯데는 지난 11월 10일 김원중과 4년 총액 54억 원(보장액 44억 원·인센티브 10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적시장이 시작되자마자 김원중과 계약을 서두른 가운데 목표대로 잔류시킬 수 있었다. 김원중 또한 롯데를 떠날 생각이 없었고, 자신이 목표로 했던 범주의 제안이 들어오자 굳이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

롯데는 이에 그치지 않고 팀의 핵심 셋업맨인 구승민과도 2+2년 총액 21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총액 12억 원·인센티브 6억 원)에 계약하면서 내부 FA 단속을 마쳤다. 김원중 구승민 모두 기존 실적보다는 2024년 성적이 떨어져 우려를 샀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롯데 불펜은 구심점이 필요했고, 당장 이들의 대체자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은 없었다.

그 결과 롯데의 오프시즌 전력 손실에 큰 마이너스 요인은 없다. 전미르가 수술대에 오른 것은 있지만 어차피 지난해 후반기에는 없던 전력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플러스 요소도 별로 없다. 근래 들어 FA 시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썼던 롯데는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상한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2024년 기준으로 롯데의 경쟁균형세 기준 금액은 111억5018만 원으로 한도까지 단 2억7620만 원만 남긴 상태였다. 2025년 샐러리캡 한도가 증액되기는 하지만 그 증액분의 상당수를 김원중 구승민에 썼다. 롯데는 2024년 시즌 초반 손호영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큰 성공을 거뒀고, 2025년에도 과감하게 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곽혜미 기자

2023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을 위해 달려보려고 했던 롯데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에게 합계 총액 170억 원을 투자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전준우와 4년 총액 최대 47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외부 FA들이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면서 팀 연봉 유동성이 상당 부분 막힌 상태다. 이들의 계약이 모두 끝나기 전에는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선수들이 반등하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그 사이 선수들은 계속 나이를 먹는다.

이 때문에 2025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외부 FA 보강이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어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FA 시장인데 샐러리캡 상한선 초과로 제재금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롯데가 움직일 만한 공간이 넉넉하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다시 관심은 트레이드로 몰린다. 궁극적으로는 대권을 보고 영입한 김태형 감독의 임기는 3년이다. 2026년까지 이어지는 3년의 임기 동안 뭔가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외부 영입이 반드시 필요하고, FA는 물론 트레이드 시장도 유심히 살필 가능성이 크다.

한 차례 성공 사례도 있다. 2024년 시즌 초반 타선에서 뚜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롯데는 트레이드 시장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타격 재능은 있었지만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손호영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대성공을 거뒀다. 손호영은 시즌 102경기에서 타율 0.317, 18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기록하며 롯데 타선에 힘을 보탰다. 손호영의 가세는 롯데 라인업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며 기록 이상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당장 트레이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나오지 않지만, 시즌 중 상황을 지켜보고 취약 포지션을 메우려는 움직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저작권자 Copyright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키톡 새로고침
로그인 후 스포키톡을 남길 수 있어요!
첫 번째 스포키톡을 남겨주세요.
이미지 실시간 인기 키워드
  • 주민규 대전 이적
  • 맨시티 2연승
  • 김혜성 LA 다저스
  • 손흥민 PSG 영입설
  • 토트넘 역전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