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두산 최대 공신 이병헌, 올해는 우타까지 잡는다

입력
2025.01.02 15:38
수정
2025.01.02 15:38


두산 이병헌(22)은 2024시즌 두산의 최대 공신 중 1명이다. 불펜으로 77차례 등판했다. 2경기 중 1경기 이상 꼴로 마운드에 오른 셈이다. 20살 위 SSG 노경은(41)과 함께 시즌 최다 등판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노경은의 경우 불혹의 노장이 너무 많이 등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졌다면, 이병헌은 반대로 너무 어린 투수가 무리한다는 걱정이 많았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흔치 않은, 불펜 좌완의 숙명인지 등판 상황도 썩 고르지 않았다. 7회 이전에만 모두 25.2이닝을 던졌다. 6회에 14.1이닝, 5회에 8이닝을 던졌다. 4회 투구도 3.1이닝이었다.

등판은 잦고, 자기 루틴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이병헌은 두산 불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언제 어떤 상황에 올라와도 제 몫을 해주니까, 감독으로서는 그만큼 더 자주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65.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9에 6승 1패 22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2023시즌 27이닝 평균자책점 4.69 기록과 단순 비교해도 성장 폭이 크다. KBO에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2024시즌 이병헌 역시 후보로 꼽힐 만 하다.

이병헌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를 꼽았다.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투수는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다소나마 더 손해를 본다는 말이 그간 없지 않았다. 사람이 하는 일인 이상 평소의 이미지를 아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로봇은 그런 게 없다. 정해진 존 그대로 볼과 스트라이크를 가려낼 뿐이다. 이병헌은 “원래 컨트롤에 신경 쓰지 않고 던지는 투수였으니까 (ABS 도입이) 저한테는 오히려 더 좋게 작용한 것 같다”면서 “반대 투구가 나와도 존에 걸쳤다고 하면 잡아주니까 그런 부분이 좀 편했다”고 말했다.

데뷔 첫해 12.6개, 2023시즌 7.33개였던 이병헌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지난 시즌 4.68개로 줄었다. 볼넷이 적다고 말하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과거와 비해 크게 개선된 것 또한 사실이다. 원체 구위가 좋다 보니 이 정도만 볼넷을 억제해도 효과가 컸다.

아쉬운 게 있다면 우타자 상대 성적이다. 스위치 히터를 포함해 우타 상대로 피안타율이 0.275, 피OPS는 0.800을 기록했다. 좌타 상대 파안타율 0.247, 피OPS 0.617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 비시즌 최대 과제도 우타자 상대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팀 선배 박치국한테 배워 잘 써먹었던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여서 돌파구로 삼겠다는 게 일단 현재 구상이다. 체인지업 대신 스플리터를 활용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두산 불펜은 양과 질에서 리그 최고급으로 꼽힌다. 구위 좋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그러나 불펜 풍년인 두산에서도 이병헌의 역할을 대신할 선수는 당장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좌완은 귀하다. 두산이 다짐대로 ‘약속의 2025’년을 이루는데 이병헌의 변함 없는 활약 또한 필수요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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