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엄상백·문동주 뿐이랴…14승 에이스도 돌아온다

입력
2024.12.31 12:36


“어떻게든 한 자리에 들어가려고 정말 열심히 경쟁했거든요.”

지난 3월26일 인천 SSG전 종료 후 만난 김민우(29·한화)는 미소를 머금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2023시즌 부진을 거듭하던 그는 그해 6월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복귀하지 못했다. 약 300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고, 5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김민우는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올해 그는 12경기 1승6패 평균자책 6.97에 그쳤던 2023년의 부진을 만회하고 싶어했다. 2024시즌을 준비하며 10㎏ 이상 감량했고, 미국에 있는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서 훈련도 했다. 이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지막 남은 선발 자리를 따냈다.

담 증세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김민우는 4월7일 고척 키움전에서 7이닝 3실점 호투를 이어가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3번째 등판이던 4월13일 대전 KIA전에서 1회 공 4개를 던진 뒤 팔꿈치 통증을 느껴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된 김민우는 긴 재활의 터널을 걷게 됐다.

김민우는 한화가 3년 연속 꼴찌를 한 암흑기(2020~2022년)에 마운드를 가장 오래 지켰던 투수다. 2020년 132.2이닝, 2021년 155.1이닝, 2022년 163이닝을 던졌다. 2021시즌엔 규정이닝과 함께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14승10패)를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2년은 부상 탓에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했다.

반등에 성공한 듯했던 김민우의 조기 이탈은 가을야구에 도전한 한화에도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선발진은 올해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한화의 약점이었다. 선발 투수가 책임진 이닝은 675이닝으로 리그 최저였다. 한화 투수 중엔 류현진이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웠다. 이미 이닝 소화력을 증명한 김민우가 건재했다면 더 안정된 선발진을 갖췄을 가능성이 크다.

한화는 2025시즌 한층 단단해진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KT 출신 사이드암 선발 엄상백을 영입했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했던 코디 폰세가 새 외국인 투수로 합류한다. 류현진과 폰세, 라이언 와이스, 엄상백, 문동주 등 5선발까지 뼈대가 잡혔다.

김민우도 재활을 마치고 다음 시즌 중 복귀할 예정이다. 개막 엔트리에 들진 못하지만, 전반기 내 복귀는 가능하다. ‘건강한 김민우’는 2025년 가을야구를 염원하는 한화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 선발을 써야 하거나 기존 선발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믿고 활용할 카드가 생긴다. 김민우가 기존 선발을 밀어내는 그림도 그릴 수 있다.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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