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영이가 쉴 때 3루로도 나갈 수 있다.”
KIA 타이거즈가 26일 마침내 공식발표한 메이저리그 88홈런의 오른손 거포 패트릭 위즈덤(33). 메이저리그 통선 88홈런에, 마이너리그에선 138홈런을 자랑한다. KIA는 일찌감치 소크라테스와 스타일이 다른 거포를 찾아왔고, 위즈덤의 4번타자 안착을 기대한다.
타순이야 위즈덤과 국내타자들의 컨디션까지 감안해 결정할 부분이다. 하나의 타순으로 144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범호 감독이 홍세완 타격코치와 계속 고민할 대목이다. 그러나 수비 포지션은 확실하게 정리가 필요하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3루수로 277경기 2119⅔이닝, 1루수로 83경기 464⅔이닝, 좌익수로 28경기 164⅔이닝, 우익수로 19경기 108⅓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주 포지션은 3루다. 마이너리그에서도 3루수로 714경기, 6093이닝을 소화했다. 그 다음으로 1루수로 72경기 589⅔이닝.
외야도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3루와 1루다. 그렇다면 비교적 결론은 쉽게 나온다. 위즈덤을 1루수로 쓰고 올해 내야로 돌아선 이우성을 다시 좌익수로 보내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퇴단하면서 외야에 한 자리가 비어 있기도 하고, 이우성은 여전히 외야수가 익숙한 선수다.
위즈덤 영입이 미국언론들에 의해 보도됐을 때 이범호 감독과 전화통화가 됐다. 이범호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1루수 확률이 높다. 외야수는 경험 많은 친구들이 있다. 우성이가 외야로 가고 그 친구를 1루수로 쓰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나 감독은 본래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위즈덤을 주 포지션인 3루로 간혹 기용할 복안도 갖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가 쉬면 우혁이를 3루에 보냈는데 위즈덤을 3루수로 보내고 우혁이를 1루수로도 쓸 수 있다. 우성이도 1루수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 내야 코너를 봐줄 수 있는 친구가 외국인타자로 오면 팀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사실 김도영은 올해 141경기서 1111이닝을 소화했다. 아직 젊어서 돌도 씹어먹을 때이긴 하지만, 리그 수비이닝 6위였다. 시즌 막판 몇 차례 쉬거나 지명타자로 나가기 전엔 계속 2~3위권이었다. 아무리 김도영이라고 해도 체력소모가 극심했다.
KIA는 최형우가 정상적으로 뛰면 사실상 붙박이 지명타자다.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보며 체력을 안배하긴 어렵다. 그러나 김도영을 1달에 1~2번이라도 선발라인업에서 뺄 때, 위즈덤을 3루수로 쓰고 변우혁을 1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 위즈덤의 수비력을 테스트 해봐야겠지만, 현 시점에선 위즈덤 영입으로 김도영의 휴식계획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는 이점도 생겼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