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25, 키움 히어로즈)이 혹시 메이저리그에 못 간다?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마감일이 다가온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포스팅을 시작했고, 4일 7시까지다. 아무런 소식 없이 약 3주가 흘렀고, 이제 9일 남았다. 그런데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 김혜성의 협상 진행상황에 대한 보도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사실 미국 언론들의 보도와 무관하게 계약 자체는 포스팅 데드라인 10초전에도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김혜성이 미국에서 김하성(FA),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급으로 인식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계약 불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김혜성의 포스팅이 무응찰 혹은 구단들과의 이견으로 최종 불발되면, 향후 1년간 포스팅을 다시 신청할 수 없다. 그렇다면 키움으로 유턴하게 되고, 내년까지 KBO리그에서 뛰면 FA 자격을 얻는다. 김혜성이 1년 뒤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면 포스팅이 아닌 FA 신분이다.
키움의 상황이 묘할 듯하다. 어쩌면 난감해질 수 있다. 겉으로 김혜성의 유턴은 당장 전력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키움이 좋아할 일이다. 그러나 김혜성은 2025시즌까지 뛰고 다시 한번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키움은 FA 김혜성을 메이저리그에 보내줄 수 있다. 포스팅과 달리 이적료를 한 푼도 못 챙기고 전력 손실을 입는다. 키움이 그동안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를 메이저리그로 보낼 때 FA 자격에 앞서 포스팅 절차를 밟은 이유 중 하나가 포스팅 비용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당연히 그게 맞다.
때문에 김혜성이 포스팅에 실패하고 키움으로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키움으로선 트레이드로 반대급부를 챙기는 게 1년 뒤 김혜성을 빈손으로 메이저리그에 보내는 것보다 낫다. 최근 팀의 방향성도 리빌딩이니 더더욱 트레이드 가능성은 커진다. 조상우(KIA 타이거즈)마저 빠져나간 키움의 2025시즌 전력은 냉정히 볼 때 2024시즌보다도 떨어진다.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김혜성이 향후 메이저리그행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도 키움으로선 트레이드를 고민할 수 있다. 김혜성이 2025시즌 이후에도 FA시장을 통해 KBO에 잔류하면 기본 100억원을 깔고 간다고 봐야 한다. 키움이 그걸 감당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래저래 키움으로선 김혜성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는 게 깔끔하다. 김혜성이 돌아오면 전력에는 도움이 되지만 곧바로 트레이드 얘기가 나오면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김혜성도 구단도 다소 난감해질 수 있다.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당연히 김혜성의 상황변화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고 공수주 겸장 중앙내야수다. 트레이드 시장에 나갈 경우 엄청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1년 혹은 1년도 안 되는 렌탈이라고 해도 원하는 구단이 많을 것이다. 리그 판도까지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