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4시즌 KBO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하고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이 내년을 기약했다. 더 좋은 활약으로 꼭 황금장갑을 끼겠다는 각오다.
원태인의 올해 활약은 대단했다. 그는 프로 6년 차를 맞은 시즌에 28경기에서 159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6패 평균자책점(ERA) 3.66의 성적을 거뒀다.
원태인은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고 ERA 6위에 랭크됐다. 국내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1위다. 승률도 5위(0.714)로 상위권에 올랐다. 원태인은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삼성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 때문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기대도 컸다. 2012년 장원삼 이후 끊긴 삼성의 투수 골든글러브 계보를 원태인이 이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원태인은 웃지 못했다. 그는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88표 중 81표(28.1%)를 획득, 119표(득표율 41.3%)를 받은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에게 밀렸다.
페어플레이상 수상자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던 원태인은 이후 동료들이 황금장갑의 영예를 안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시상식 후 만난 원태인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원태인은 "옆에 앉은 동료들이 하나둘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을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욕심이 생기더라"며 "이번엔 못 받았지만, 내년엔 꼭 받고 싶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많이 생기는 시간이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원태인의 활약만큼 하트도 빼어났다.
하트는 올 시즌 26경기에 출장해 157이닝을 소화하며 13승3패 ERA 2.69의 성적을 남겼다. 하트는 다승 공동 3위, 평균자책점 공동 2위, 승률(0.813) 2위를 했으며 탈삼진은 182개로 1위를 차지했다. 다승 외에는 전체적으로 최고 기록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이 때문에 원태인도 하트의 수상을 인정했다. 그래도 2위로서 많은 득표를 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원태인은 "비록 2위를 했지만, 내게 많은 표를 주신 것을 확인했다"며 "한 시즌 간 빠지지 않고 라이온즈파크에서 열심히 던진 것을 인정해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이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졌을 텐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태인의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변수는 몸 상태다.
원태인은 지난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강판 직전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 검진 결과 어깨 관절 손상으로 4주에서 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재 재활 기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원태인의 어깨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원태인은 "몸 상태는 정말 좋다. 회복이 다 됐다. 올해는 막판에 무너졌지만, 내년에는 무탈하게 레이스를 완주할 것"이라며 "스프링캠프 참석도 무리 없다.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